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양회는 매년 초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 목표와 과제를 제시하고 최고 지도부의 의지와 정책 기조를 확인하는 행사로, 재정 운용 방향부터 대외 입장까지 다양한 메시지가 확인된다.
특히 올해 양회는 경기 둔화와 내수 위축, 미·중 갈등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15차 5개년계획(2026∼2030년)의 시작을 공식화해야 하는 만큼 과학·기술 육성과 체제 개혁 등 중·장기 발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도 ‘5% 안팎’의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칭화대 국정연구원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구 고령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하방 압력이 거세지만 5%대 목표 설정은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이달 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관계 안정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라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중국의 대외 기조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주권 국가 지도자 살해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비드 아라세 난징 중·미연구센터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핵심 파트너인 이란이 공격받은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는 장면이 다소 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이 ‘규탄’이라는 표현을 피하며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이번 이란 사태가 미·중 관계의 판을 깨는 결과로 이어지길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다음 주말 파리에서 만나 보잉 항공기 및 미국산 대두 구매, 펜타닐 관련 관세 처리 등 구체적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군 퇴역 고위 장성 3명과 전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장의 정협 위원 자격이 박탈됐다고 홍콩 명보가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폐막한 정협 제14기 상무위원회 제15차 회의에서 전 육군 사령원(사령관) 한웨이궈, 전 육군 정치위원 류레이, 전 당 중앙위원회 후방지원부장 가오진과 장커젠 전 국방과학기술공업국장의 정협 상무위원 직위를 면직하고 위원 자격도 박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