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김경, '1억 공천헌금' 의혹 제기 64일만에 나란히 구속

법원 "증거인멸 염려"…姜, 장관 후보자 지명 8개월만에 '영어의 몸'
22대 국회 두번째 구속 불명예…'늑장수사 논란' 경찰은 안도 한숨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3일 구속됐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며 의혹이 제기된 지 64일 만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 물망에 올랐던 강 의원은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후보자에서 낙마한 데 이어 불과 8개월여 만에 '공천헌금' 의혹으로 구속되며 영어의 몸이 됐다. 22대 국회에서 구속된 현직 의원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이어 강 의원이 두 번째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금품을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왼쪽)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전 시의원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강선우)·증재(김경) 혐의를 받는 두 사람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시의원 후보 공천과 관련해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2년 4월 강 의원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무소속 김병기 의원과 공천헌금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지난해 말 뒤늦게 공개되면서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녹취록에는 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울먹이며 "살려달라"고 읍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화 이튿날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공천 헌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강 의원을 두 차례, 김 전 시의원을 네 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지난달 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3명 중 찬성 164명으로 통과됐다.

 

경찰은 영장 심사에서 강 의원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고 사건 관계자들을 회유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 측은 김 전 시의원에게 받은 금품을 모두 반환했고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도주 우려도 없다고 반박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억 공천헌금' 의혹을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은 공천헌금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경찰에 제출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역시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수사 첫날 돌연 미국으로 출국하고 메신저 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행적이 도주와 증거인멸 정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뒷북 압수수색' 등 수사 내내 늑장·부실 논란에 시달렸던 경찰은 일단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구속영장에서 정당 공천이 '공무'가 아닌 '당무'라는 점을 고려해 두 사람에게 배임죄를 적용한 경찰은 본격적 법리 검토에도 착수해 뇌물죄 성립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김 전 시의원의 '쪼개기 후원'과 강서구청장·영등포구청장 공천 로비 의혹 규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김병기 의원의 각종 비위 의혹에 칼날이 향할지도 주목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