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필리핀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4일 “필리핀의 풍부한 핵심광물과 이러한 핵심광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첨단산업은 협력 잠재력이 크다”며 양국 제조업 기업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대표 기업인들에게 제조·에너지·인프라 등 ‘3대 유망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산업통상부가 주최한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서 “새로운 협력의 중심 축에는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현대화 협력 강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 취임 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에서 열린 첫 번째 비즈니스 포럼으로, 한국 측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등 조선, 전기·전자, 자동차, 소비재 분야 주요 기업인들이 참여했다. 필리핀 측에서는 한스 시 SM 프라임 회장 등 금융, 유통, 식품 제조 등 분야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필리핀은 16∼19세기 ‘마닐라 갈레온’ 무역을 통해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무역의 대동맥 역할을 해 왔다”며 “우리 기업이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이 필리핀에서 만든 제품을 전 세계로 실어 나르며 제2의 마닐라 갈레온 무역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양국 간 상호보완적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마닐라 갈레온이란 멕시코 아카폴코와 마닐라 사이를 왕복한 무역 선단으로, ‘마닐라에 집결한 아시아 제품을 실은 배’라는 인식과 더불어 필리핀산 활엽수를 활용해 주로 마닐라 조선소에서 건조돼 붙여진 이름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협력 수요가 높은 조선, 전기·전자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양국 기업인들을 향해선 “최근 어느 때보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냉철한 분석과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에 과감히 투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조선, 원전, 식품, 의료기기 등 총 7건의 민간 양해각서(MOU)가 양국 산업장관 임석 하에 체결됐다. 대표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수출입은행과 필리핀 전력회사 메랄코는 ‘신규원전 협력 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신규 원전 도입 관련 사업·재무 모델 공동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필리핀 기술교육 및 개발청(TESDA)은 ‘조선산업 기술 발전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삼양식품과 필리핀 S&R은 ‘식품 수출 및 유통협력 MOU’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필리핀 광산지구과학청은 ‘핵심광물 밸류 체인 강화 및 공동 탐사·개발 등 MOU’를 각각 맺었다.
청와대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이 원자재 등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 기업들은 필리핀 소비재 현지시장 진출, 수자원 등 인프라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