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강수 강원 원주시장이 외부 인사와 만나면서 마치 시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저녁 자리인 것처럼 꾸며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검찰은 원 시장이 업추비를 부적절하게 쓸 수 있도록 허위로 품의서를 작성한 혐의로 시장 측근인 전 비서실장을 조사하고 있다.
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원주시 비서실은 2023년 9월20일 원 시장이 안전총괄과 직원 등 15명을 격려하는 만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기관운영 업추비 45만원을 사용하겠다는 품의서를 작성했다. 해당 문건은 당시 비서실장 A씨와 총무과장 결재를 거쳐 최종 승인됐다.
사실 원 시장은 원주를 찾은 외부 인사를 만날 계획이었다. 저녁자리에는 원 시장과 비서실장 A씨, 정무비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외부 인사를 포함하면 참석자는 모두 5명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원주시내 한 숯불장어 전문점에서 식사를 했다.
시 비서실은 실제 참석자보다 많은 인원이 식사를 할 것처럼 업추비 품의서를 허위로 꾸며 식사비 상한(1인당 3만원)보다 더 지출할 수 있도록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이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다.
문제가 불거지자 A씨는 1년6개월 후인 지난해 2월10일 45만원을 시에 반납했다. 공무원 이외 민간인이 참석할 경우 ‘기관운영’이 아닌 ‘시책’ 업추비를 지출해야했음에도 기관운영 업추비를 썼기 때문이라고 반납 사유를 들었다.
공직사회에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성호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품의서 명목이 잘못됐다면 행사 직후 변경하면 되는 것”이라며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뒤늦게 반납했는데,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최혁진 의원(무소속)이 원주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장 업추비가 반납된 사례는 이번 1건이 전부다.
원주시장 업추비와 관련한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 노조는 2024년 10월 원 시장, A씨 등 3명과 만나 저녁식사를 했는데 품의서에는 ‘시정 홍보실 격려 목적’으로 15명이 45만원을 쓸 예정인 것으로 적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찰이 문제가 된 업추비를 반납하면 사건을 종결시켜주겠다고 해서 변호사 조언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품의서에 문제가 있다면 최종 결재권자이자 담당자인 총무과장이 승인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수사 대상 역시 제가 아닌 총무과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원 시장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원 시장은 ‘몰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