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의 공공성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정회옥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최근 기자와 만나 공천헌금 등 지방선거 공천 비리의 이면에 ‘정당 자유의 남용’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정 교수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개혁 의제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내고 있는 인사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정당의 자율성을 강조하다 보니 주요한 정당 기능, 특히 공천에 대한 제도적 공백을 방치해왔다고 진단했다. 적절한 규제가 부재하다 보니 공천 갈등이 빈발하고 이번처럼 ‘심판’ 역할을 해야 할 공천관리위원이 후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비위 행위가 버젓이 행해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당 공천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천 회의록 공개’를 꼽았다.
그는 “공천 회의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공공에 공개하게 하는 것”이라며 “독일의 경우 선관위에 공천 회의록을 제출해야 후보 등록을 시켜주고 있다. 이거 굉장히 쉬운 건데 우리 정치권은 왜 안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또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정당의 공천 전 절차에 외부위원 50% 참여를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공천 공공성을 제도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런 조치들을 단순히 각 정당의 ‘의지’에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법률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현행 공직선거법은 ‘정당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천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이게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며 “공직선거법에 어느 정도 기준을 잡아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양당이 공천비리를 예방하겠다며 공천 신문고(더불어민주당)·공천비리 신고센터(국민의힘)를 운영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 정당 구조에서 내부 고발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누가 비리를 안다고 해서 신고를 하겠느냐”며 “정말 실효성이 없는 조치다. 차라리 독립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나 선관위에 신고센터를 운영케 하는 안을 검토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