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4일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이날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지난해 12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4·7 보선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납부하게 한 혐의로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김씨를 기소했다.
오 시장의 변호인은 이날 “오 시장이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다수의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영세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부탁할 하등의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다. 변호인은 이어 “김씨에게 명씨 또는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납부할 것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오세훈 캠프는 합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방법이 충분했다”고 했다.
강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어떤 시점에서도 오 시장으로부터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지시, 묵시적 지시와 명시적 지시를 포함해 그런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도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비를 대납해달라거나 돈을 빌려달라는 등 어떠한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지급한 여론조사 비용은 550만원씩 강혜경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1100만원이 전부”라며 “나머지 돈은 명씨가 개인적 경제 사정을 호소하며 돈을 빌려달란 요청을 받고 개인적 지급한 돈”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 측 모두진술을 마치고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출신인 강혜경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강씨는 명씨와 관련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 의혹 등을 최초로 폭로한 인물이다. 한때 함께 일했던 명씨와 사이가 틀어져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씨는 “오 시장 측 누구와도 여론조사 관련 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고,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받거나 조작 등의 지시를 들은 바도 없다”고 진술했다. 여론조사 계약서 작성 여부는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사건 1심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의 주요 근거로 쓰인 바 있다. 명씨는 국민의힘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등과는 정식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강씨는 해당 여론조사들이 오 시장 측 의뢰라고 짐작했던 이유에 대해선 명씨의 전언이나 평소 영업 방식 등을 통해 추론한 결과일 뿐이라며 실질적인 의뢰자가 누구인지 본인은 직접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강씨는 명씨의 영업 방식이 ‘사전에 의뢰받지 않은 여론조사를 임의로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미끼로 정치인에게 접근해 계약을 이끌어내는 수법’이라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이 사건이 2024년 9월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수 차례에 걸쳐 수사기관과 검찰청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못하고 특검을 통해 정확히 선거(6·3 지방선거) 기간과 재판 기간이 일치하게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공교롭게 그렇게 됐다고 무심히 넘기기에는 너무나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며 “이 점을 유심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검법상 1심 선고는 기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1일 기소돼 1심 판결이 6월 전에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