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검사 결과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4일 “김씨의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진단 결과를 검찰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사이코패스 진단평가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이뤄져 있고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김씨는 이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 점수를 받았다.
유영철·강호순처럼 물리력을 앞세우는 유명 남성 사이코패스 범죄자와 달리, 여성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독극물이나 약물을 이용해 피해자의 무력한 상태를 노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복어 독 등을 먹이고 구조 요청을 묵살해 숨지게 한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 등이 유사 패턴을 보였다.
두 번째 피해자 유족의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김씨가 피해자 사망 후 살인 현장에서 피해자 카드로 치킨 등 13만원치를 결제하고 감정 동요없이 택시 인증샷을 피해자에 송부한점, 첫 번째 피해자 살해 후 두 번째 피해자와 태연히 연락한 점을 제시하며 “가해자는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결여된 자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두 번째 피해자가 숨지기 전날인 8일 김씨와 함께 노원구 상계동 술집을 찾았던 폐쇄회로(CC)TV 사진을 공개하며 “술을 마시며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였고 다음날 범행을 자행했다. 가해자가 라포를 쌓기 위한 수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해당 약물이 생명의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예상했다는 내용의 송치결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김씨를 살인?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상태에서 고급 식당, 고가 데이트 등을 통해 욕구를 충족하고, 이후 상대가 대가를 요구하면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이유로 정신의학과에서 향정신성 수면제 등을 처방받았고, 이를 가루 형태로 만들어 숙취해소제와 섞어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은 살해 범행 전인 지난해 12월 약물 음료로 20대 남성의 의식을 잃게 한 것과 인공지능(AI)을 통해 약물 위험성을 확인한 것을 토대로 김씨가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2명은 숨졌고 1명은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경찰은 송치 후 지난해 10월과 올해 초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쓰러진 남성 2명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추가 피해자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