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4일 국내 증시가 12% 넘게 폭락하며 2001년 9·11 테러 직후보다 가파른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날 5조원 넘는 순매수로 증시를 방어했던 개인 투자자들마저 매도세로 돌아서자 코스피·코스닥시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모든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98.37(12.06%) 내린 5093.54에 정규장을 마치며 올해 1월 말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지수는 장중 732.46(12.65%) 하락한 5059.45까지 밀렸는데, 이는 1998년 한국거래소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포인트·하락률 모두 사상 최대 낙폭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 지수 중에서도 전날에 이어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닥의 충격은 더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49.26(14.00%) 내린 978.44에 정규장을 마치며 ‘1000선’이 깨졌다.
두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를 1분 이상 유지하면서 코스닥시장은 오전 11시16분, 유가증권시장은 오전 11시19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모든 주식 거래가 20분간 멈췄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장보다 17.39포인트(27.61%) 오른 80.3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950개 중 상승은 13개뿐이었다. 삼성전자(-11.74%)와 SK하이닉스(-9.58%), 현대차(-15.80%)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낙폭이 컸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약 5800억원대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00억원, 230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이 팔았는데, 이날은 장 후반 ‘사자’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 야간거래(오후 3시30분∼다음 날 오전 2시)에서 원·달러 환율은 0시22분 1505.8까지 치솟았다가 1485.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환율이 1500원선으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2일(1500.0원) 이후 17년 만이다. 야간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 변동폭이 큰 데다 뉴욕·런던 시장에서도 원화약세 압력이 강해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500원을 넘었다. 이날 주간거래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에 마감했다.
3박4일간의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이 대통령은 5일 곧바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중동 상황 관련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청와대 복귀 후 이 대통령이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