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신중하게 판단해야”…증시 폭락에 李 대통령 발언 재조명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은 다 오를 수가 없다”

미국의 이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로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폭락장을 맞이한 가운데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관련 발언들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앞서 지난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의 코스피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라며 ‘한국 경제가 이 정도의 코스피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특정 섹터, 특정 종목 중심으로 오른 게 아니냐, 그래서 급격하게 내릴 수 있지 않냐 하는데, 논리 모순인 것 같다”고 우선 반응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주식시장은 모두가 다 오를 수 없다”며, “주식시장은 세상만사만큼이나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르는 데는 오르는 이유가 있고, 내리는 데도 이유가 있다”며 “급격하게 쉽게 막 왔다 갔다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가 상승과 하락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기에 시장이 이유 없이 급변하지는 않을 거라는 진단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지수가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반도의 평화 리스크와 정치 리스크 등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때마다 증시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예측을 더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의 예측 못한 활황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기업이 왜 싸구려 취급을 당하나”라고도 말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은 왜곡됐던 시장이 제값을 찾아가는 ‘정상화의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주식 폭락 가능성에 관해서는 이 대통령은 “혹시 대폭락이 오지 않을까. 그건 나도 모른다”며 “투자는 신중하게 자기 판단하에 해야 한다”고 투자자 개인 선택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정상화의 기대는 4일 중동발 공포에 한풀 꺾인 모습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8.37포인트(12.06%) 폭락한 5093.54로 장을 마쳤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기록(12.02%)을 넘어선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하락폭 또한 전날 세운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우며 이틀간 무려 1150.59포인트가 빠졌다.

 

시장의 피해 규모는 가공할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74조여원이 증발하며 일별 증시 시가총액 감소액 기준 역대 최대치 기록을 썼다. 코스닥도 159.26포인트(14.00%) 급락한 978.44로 마감하며 팬데믹 당시의 하락률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총도 87조원 넘게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양 시장을 합산하면 지난 3일 이후 1000조원이 넘게 감소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주식 시장이 이틀 째 폭락 중”이라며 “‘빚투’를 권했으면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도 정부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