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 대신 사차인치”…700가구 삶 바꾼 코이카 프로젝트

“코카잎을 재배할 때는 늘 불안했어요. 불법이라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 속에 살았죠.” 콜롬비아 농민 산드라 로레나 에레라 씨의 손에는 이제 코카잎 대신 별 모양의 견과류 ‘사차인치’가 들려 있다. 2개월이면 수확하는 코카의 유혹을 뿌리치고 선택한 이 ‘착한 작물’은 그녀의 가정에 평온과 자부심을 가져다주었다.

 

코이카 제공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는 세계 코카인 최대 생산지인 콜롬비아에서 마약 대체 작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식품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3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공감상점(Empathy Store)’에서는 사차인치를 활용한 시리얼바 ‘사차 에너지(Sacha Energy)’의 출시 기념행사가 열렸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2025년 세계 마약 보고서’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전 세계 코카 재배 면적의 약 67%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국이다. 코이카는 이 굴레를 벗기기 위해 2020년부터 푸투마요주에서 700여 농가를 대상으로 마약 대체 작물 상업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사업의 성과는 지표로 증명된다. 코이카와 UNODC가 구축한 ‘생산-가공-유통’ 통합 가치사슬을 통해 농가들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고대 잉카 제국의 영양 공급원이었던 ‘잉카 너트’ 사차인치는 오메가3·6·9와 비타민이 풍부한 슈퍼푸드다. 이번에 출시된 ‘사차 에너지’는 지난해 1차 제품을 리뉴얼해 맛과 영양을 보강했다. 현재 콜롬비아 내 카룰라(Carulla), 줌보(Jumbo) 등 대형 마트 입점은 물론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 등 유럽 시장 진출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이충건 주콜롬비아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이번 사업은 농가 소득 증대를 넘어 국민 건강과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욱 코이카 콜롬비아 사무소장 역시 “사차 에너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대표 대체 상품이 되어 이 모델이 콜롬비아 전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