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이란 공습이 보여준 동맹의 미래

美·이스라엘 ‘전력 통합’으로 타격
北, 핵 보유 공고화… 장기전 준비
북핵 대응 핵심축 ‘한·미 동맹’ 직시
정보·AI 등 연동 통합 운용 높여야

최근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9차대회를 마치며 추후 북한 정권의 설계도를 제시했다. 북한은 핵 무력을 ‘중추’로 한 전쟁 억제력의 비약적 제고를 재확인하고 국방과 경제의 병진을 재선언했다. 북한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군사·경제 체제의 구조적 통합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해외작전·공병부대를 열병식 전면에 내세운 것도 군사외교와 군수수출을 통한 외화 확보를 제도화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요컨대 북한은 이제 ‘핵 보유 이후’를 준비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런 변화 앞에서 우리는 전략의 출발점을 다시 세워야 한다. 북한을 여전히 협상 직전의 핵 개발국으로 상정하는 것도, 강경 억제 일변도로 대응하는 것도, 해법이 아니다. 또한 북핵 대응의 핵심축은 한·미동맹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동맹으로 핵미사일 위협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 최근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핵심이 된다. 미국은 이란을 타격하면서 이스라엘의 촘촘한 정보망을 적극 활용했고, 표적 선정과 전장 관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저비용 자폭 드론을 대량 투입해 방공망을 소모시키고 이후 스텔스 폭격기와 정밀유도무기를 결합하며, 고가 정밀타격과 저가 소모전의 결합이 현대전의 새로운 표준임을 확인시켰다. 정보·AI·드론·정밀타격이 하나의 체계로 연동할 때, 연합작전은 단순한 병력 합산을 넘어 ‘전력 통합’으로 도약한다.

최근 한·미 양국은 연합연습을 둘러싸고 미묘한 불협화음을 노출해 왔다. 양국의 목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책과 작전, 메시지 관리의 간극이 외부에 노출되었다는 게 문제다. 핵협의그룹(NCG)과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 상부 차원의 전략 결합은 외형을 갖추었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정보 공유 속도, 표적 승인 체계, AI 기반 전장 인식의 통합 수준이 억지의 신뢰성을 좌우한다.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권한 이동이 아니라 동맹의 ‘연합 설계 능력’을 시험하는 계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보여준 것처럼, 동맹은 정보·사이버·우주·무인체계까지 포괄하는 통합 운용 능력을 갖출 때 비로소 전략적 효과를 발휘한다.

북한이 핵 무력의 제도화로 장기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동맹 내부의 작은 균열도 전략적 신호로 해석된다. 우리의 대응은 단순한 전력 증강이 아니라 연합체계의 질적 통합이어야 한다. 한국군이 한반도 내의 감시정찰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군의 전략자산이 통합되어야 한다. AI와 드론, 전자전, 미사일 방어를 한·미 간에 통합하고 연동시킬 때, 북핵 억제는 설득력을 갖는다.

연합연습이 단순한 병력 기동에 그쳐선 안 되고 AI와 무인체계가 전쟁을 주도하는 미래 ‘알고리즘 전쟁’의 실험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대북 접근 역시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북한이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정치적 대화 복원을 전제로 한 전략은 현실성이 낮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 추진’이 아니라 ‘신호관리’다. 연합훈련의 강도와 공개 수준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확전 의도가 없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발신하는 전략적 소통은 북한의 동의 없이도 실행할 수 있다.

한반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곧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경감한다는 프레이밍으로 동맹의 이해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동시에 우리는 동맹의 통합작전 능력을 고도화하여 관리와 억제를 병행하는 이중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연합연습은 축소가 아니라 확장되어야 한다.

북한은 핵을 기반으로 장기 전략을 세웠다. 우리의 대응 역시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설계여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작전처럼 정보·AI·드론·정밀타격을 결합한 통합 억제력를 갖추는 것이 동맹의 다음 과제다.

동맹 절차의 안정화, 신호관리 중심의 대북 접근 그리고 AI·드론·전자전 등 첨단기술 기반 연합전력의 통합 운용이 병행되어야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시간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