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걸프협력회의(GCC) 산유국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 우리와 중동 간의 경제협력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이 이란 체제 전복을 공언하고 있지만 이란 내 반정부 여론과 군사적 역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만큼 미국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측이다.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유광호(사진) 전문연구원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주변 미군기지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관광,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등 GCC 산유국까지 (전선이) 퍼지는 게 우리와 중동 간의 경제협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인 유 연구원은 2024년 2월 ‘중동 분쟁 확산과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가장 가능성이 낮지만 ‘이란 및 역내 친이란 무장단체’와 ‘이스라엘 및 미국’ 간 전면전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유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 결국 중장기적으로 미국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 연구원은 “대중동 원유수입 비중이 계속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대중동 원유 수입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2년 전 보고서에서) 얘기했었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잘 되지 않았다”면서 “원유는 장기 계약에 따라 들어오는 특성상 단기적으로 수입 다변화가 힘들지만, 안보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미국 등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특히 우리와 중동 간 경제협력 위축을 우려했다. 그는 “이란과 주변국에 국한됐던 전쟁이 GCC 산유국으로 퍼지는 게 우리와 중동 간 경제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그간 중동지역에서 분쟁이 계속됨에도 우리 건설사들은 중동에서 수주를 계속 따냈었는데 이번 분쟁으로 물류 수급 비용이 올라가고 수출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란에서는 대통령 선거 투표율 등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반정부 여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등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반정부 여론이 부각되긴 했지만 친정부 여론도 상당할 수 있다”면서 “지금 당장 체제 전복이 일어나는 걸 그리는 트럼프의 시나리오는 좀 어렵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