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탄약 제조사인 풍산이 연 매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탄약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내부 직원들에게 ‘확인된 사항은 없다’는 해명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회사 임직원이 동요하자 내부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전날 박우동 부회장 명의로 내부 임직원에게 최근 불거진 ‘탄약 사업부’ 매각 보도 관련 회사 입장을 메시지로 발송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관련, 회사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오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확정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회사분할 추진에서 비롯한 금융시장의 지나친 관심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즉 사업구조 개편 과정 중 일부 금융 기관이 지나치게 관심을 가진 것이 소문 확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맡은 바 직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풍산가족으로 자긍심을 가지고 늘 그랬던 것처럼 맡은 바 직무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가정의 행복과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구리(동) 가공과 탄약 사업을 주력으로 맡는 풍산은 지난 4일 한 언론을 통해 탄약 사업부 매각 소식이 알려지며 곤욕을 치뤘다. 해당 보도에선 매각 자문사와 구체적인 매각 추진방식까지 담겼다. 때문에 금융 시장에선 매각 추진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풍산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방산업계에선 풍산이 언젠가는 탄약 사업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너 일가의 국적 문제 때문이다.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류진 회장은 한국인이지만, 그의 장남인 로이스 류(한국명 류성곤)씨는 만 18세였던 201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미국인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과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방산업체를 경영하기 위해선 군과 산업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류 회장 입장에서는 방산 사업부를 정리하고 구리 가공 사업부만 물려주는 게 가장 매끄럽다.
문제는 매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력 매각 후보로 꼽히는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방산 기업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낮고 내수 위주인 탄약 사업에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마스가 프로젝트(한화), 고스트로보틱스 인수(LIG넥스원) 등 각자 사업으로 인해 돈이 들곳이 많은 상황 속, 다시 현금을 마련해 투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자주포 포탄 시너지가 있는 한화나, 사업 포트폴리오가 그나마 비슷한 LIG넥스원이 인수할 수 있지만, 이들도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