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기반 K-팩토리 거점으로”…전북도, 과기정통부와 제조혁신 구축 시동

전북도가 정부와 손잡고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혁신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첨단 AI 실증 단지 조성과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센터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통해 전북을 ‘K-팩토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피지컬 AI 기반 제조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인공지능과 로봇, 공정 데이터가 결합된 차세대 지능형 공장 모델을 구현하고, 이를 국내 제조업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북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관계 부처 장관들이 다양한 전북 지원 방안을 발표하자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전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타운홀미팅에서 피지컬 AI의 개념을 전북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에 빗대 설명했다. 밥·고기·채소처럼 서로 다른 재료들이 고추장이라는 매개를 통해 조화를 이루듯, 이기종 로봇과 공정 장비, 현장 데이터, 숙련 기술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결합해 하나의 유기적인 공장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배 장관은 “스스로 학습하고 협업하며 진화하는 공장이 전북에서 완성되고, 이 모델이 비빔밥처럼 세계로 확산되는 날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상의 핵심 동력은 전북대학교를 거점으로 올해부터 5년간 추진되는 ‘전북 인공지능 전환(AX)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약 1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전북대 피지컬 AI 실증 랩 성과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공장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개발과 실증, 산업 확산까지 연계해 전북을 AI 기반 제조 혁신의 시험대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사업의 핵심 기술은 협업 지능 기술이다. 비빔밥의 ‘비법 고추장’에 해당하는 이 기술은 서로 다른 기계와 로봇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운영 소프트웨어다. 정부는 외산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피지컬 AI 협업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다기종 로봇이 한 몸처럼 작동하는 공장 모델을 실증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 로봇과 정밀 조립 기술,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 등 공장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응용 기술을 선별해 실증을 진행한다. 개별 기술 개발을 넘어 이들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 공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27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정부 5개 부처 장관 등이 투자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김의겸 새만금청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이와 함께 제조 혁신을 뒷받침할 핵심 기반도 새만금을 중심으로 구축한다. 올해 설계에 착수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과 100㎿급 전력을 갖춘 대규모 시설로 조성된다. 총투자 규모는 5조8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AI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공식 약속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었다. 과기정통부는 전력·통신 기반 구축과 규제 개선 등 전방위 지원을 통해 새만금을 서부권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피지컬 AI 실증 성과를 지역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생산에서 배송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는 지능형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제조업 현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적용 과제를 발굴해 실증 성과를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월 26일 전북대학교 피지컬 AI 실증랩을 찾아 정밀 텔레오퍼레이션 작업 데이터 수집을 시연해보고 있다. 전북도 제공

기술과 기반 시설 구축과 함께 전문 인력 확보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발표에서 2027년까지 AI 분야에서만 1만2800명의 신규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북에서는 고급 연구 인력 확보와 재직자 전환 교육, 현장 실무 인력 양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특화 인력양성기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도는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AI 융합대학원 등 전문 인재 양성 거점을 구축해 고급 연구 인력 확보와 산업 현장 수요에 맞춘 인재 공급 체계를 단계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대학·기업·연구 기관이 협력하는 인재 양성 생태계를 통해 AI 산업 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번 타운홀미팅을 계기로 전북의 피지컬 AI 전환 전략이 과기정통부의 국가 AX 계획과 본격적으로 맞물리게 됐다”며 “실증에서 확산으로, 기반 구축에서 인재로 이어지는 전략을 통해 전북이 미래형 제조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