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막은 배현진 징계, 장동혁 리더십 이대론 안 돼 [논설실의 관점]

국힘 당내 ‘민주주의 훼손’ 인정한 셈
반성 없이 ‘2차 징계’ 운운하는 지도부
지지율 연일 추락… 지선 참패 불 보듯

서울남부지법이 5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내려진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 효력을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법원이 정당 사무에 개입한 것을 규탄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대체 얼마나 엉터리 징계였길래 특정 정당 내부의 일에 사법부까지 제동을 걸고 나섰겠는가. 앞서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받은 ‘탈당 권유’ 징계의 효력도 법원이 심리 중인데 배 의원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한동훈 전 대표 등 정적을 견제하고 제거하기 위해 징계 카드를 남발해 온 행태를 멈춰야 한다.

 

배 의원의 징계 사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타인의 미성년 자녀 사진을 게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배 의원은 어느 네티즌이 자신을 비난하는 댓글을 SNS에 달자 맞대응 차원에서 해당 사진을 올리며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를 “중대한 미성년 아동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사진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돼 있는 상태였다”며 “국민의힘 윤리위는 배 의원이 ‘동의 없이 공개했다’고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윤리위가 징계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했는지, 심의를 제대로 하긴 했는지 강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법원 결정으로 서울시당위원장에 복귀한 배 의원은 “당의 민주적 질서를 무너뜨린 장동혁 지도부는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으니 마이동풍이 따로 없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되레 지도부가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함께한 배 의원의 행보 등을 해당 행위로 몰아가 ‘2차 징계’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이쯤 되면 장 대표의 진짜 목표는 그가 공언한 대로 이재명정부의 독주 억제인지, 아니면 정적 쳐내기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정부를 향해선 ‘통합’을 주문하고 당내에선 반대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자가당착 아닌가.

 

6·3 지방선거가 채 9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천시장, 강원·경남지사 등에 단수 후보를 공천하고 경선 실시 지역을 정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TK)에만 후보가 몰리고 ‘험지’의 경우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6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46%로 이재명정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국민의힘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에 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마당에 ‘윤(윤석열) 어게인’ 세력과 손잡고 있는 장 대표의 탓이 크다. 장 대표의 리더십이 바뀌지 않으면 국민의힘의 선거 참패는 불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