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자, 국내 석유 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 완충’이라는 전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6일 “중동 정세 악화로 급등하는 국제 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한꺼번에 반영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국내 가격 산정의 기준인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06달러, 경유가 153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을 언급하며, “인상 요인이 일시에 반영될 경우 물가 상승 등 국민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큰 만큼 주유소 가격에 분산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국내 주유소 가격은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와 연동되어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하지만 전쟁 확산 우려로 인한 수요 증가와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단체의 행보는 최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날린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담합과 가격 조작은 국민을 향한 중대 범죄”라며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유가 상승을 주도하는 시장 왜곡 행위를 정조준했다.
특히 “불법으로 국민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 기업에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하겠다”며,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경제 영역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의 단호한 시장 감시 의지와 업계의 자발적인 협력이 맞물리면서, 중동발 유가 쇼크에 따른 국내 물가 불안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에 육박한 이날 알뜰주유소 사업자들과 계약을 맺는 한국석유공사도 관리 강화에 나섰다.
석유공사는 각 알뜰주유소에 ‘판매 가격 과다 인상 자제 요청’ 메시지를 발송하며 시장 안정화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알뜰주유소가 인근 주유소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역할을 지속하게 함으로써 시장 전반의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의도이자, 과도한 가격 인상 시 계약 갱신 거절이나 사업권 박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