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일본계 정치인 대모 하나부사, 74세 일기로 별세

일본계 이민 4세… 변호사로 명성 날려
하와이 州의회 첫 여성 상원의장 역임
연방의회 하원에 진출해 4선 의원 지내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하와이주(州) 역사상 첫 주의회 상원의장을 역임하고 연방의회에도 진출해 4선 하원의원을 지낸 콜린 하나부사 전 민주당 의원이 7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하나부사는 약 5개월에 걸친 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숨을 거뒀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민주)는 추모의 뜻으로 주정부 및 공공기관에 오는 9일까지 조기를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

 

일본계 미국인 정치인 콜린 하나부사(1951∼2026). 하와이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의회 상원의장을 지낸 데 이어 연방의회에도 진출해 4선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AP연합뉴스

그린 주지사는 고인에 대해 “주의회 상원의 첫 여성 의장이 됨으로써 장벽을 허문 개척자가 되었다”며 “결단력과 진정성을 갖고 수십년 동안 지역 공동체에 봉사한 고인의 유산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귀감이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하나부사는 하와이가 아직 미국의 정식 주로 승격하기 이전인 1951년 5월 하와이 서부 와이아나에에서 일본계 이민 4세로 태어났다. 하와이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에 진학해 1977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맹활약을 펼치며 하와이 법조계에서 유력 법조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40대 후반 나이로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주의회 선거에 도전해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넘게 상원의원을 지냈다. 이처럼 하와이에서 쌓은 탄탄한 정치 기반을 토대로 워싱턴 중앙 정치 무대로 진출했다. 하나부사는 2011년 하와이를 지역구로 둔 연방의회 하원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한 이래 2019년까지 총 4선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미국 연방의회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로 지명된 콜린 하나부사가 하와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당선된 하나부사는 2019년까지 4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AP연합뉴스

하나부사가 하원의원으로 일하던 2012년 12월 하와이주를 대표하는 연방의회 상원의원 대니얼 이노우에(민주)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노우에 또한 일본계 미국인으로 50년 가까이 상원을 지킨 정계 거물이었다. 사망 전 이노우에는 하와이 주지사에게 “하나부사가 내 의원직을 승계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미 상원의 경우 결원이 생기면 주지사가 임명하는 인물이 다음 선거 때까지 의원직을 수행한다.

 

그런데 당시 하와이 주지사는 이노우에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른 인물에게 상원의원을 맡겼다. 하나부사는 2014년 스스로의 힘으로 상원의원이 되기 위해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으나 1700여표 차이로 석패하고 말았다. 그는 2018년 하원의원 5선 도전을 포기하고 대신 하와이 주지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역시 민주당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하나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평생 독실한 불교 신자로 살았는데 이는 미 연방의회 의원으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자식이 없는 하나부사는 2008년 결혼한 현 남편과 반려견 두 마리를 유족으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