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남정훈 기자] 이게 바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대 최강 타선의 힘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현역 메이저리거 기쿠치 유세이를 상대로 1회에만 석점을 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특히 문보경의 2사 후 2타점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1회 수비에서 고영표가 스즈키 세이야에게 투런포를 맞았지만, 1회만 따지면 3-2 리드다. 한일전 10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한국 야구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도쿄도 분쿄구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회초 공격에서 안타 4개로 3점을 선취했다.
첫 타자 김도영부터 기쿠치를 제대로 공략했다. 김도영은 기쿠치의 느린 커브가 가운데 몰리자 가볍게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번 WBC 첫 안타. 2번 저마이 존스도 2구째 95.7마일짜리 포심을 때려 중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이어줬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캡틴’ 이정후도 기쿠치의 초구 96마일짜리 포심을 밀어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1~3번이 빠른 승부를 통해 기쿠치의 혼을 빼놓으며 선취점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다만 4번 안현민이 삼진, 5번 위트컴이 2루 플라이로 아웃당하며 무사 1,2루가 2사 1,2루가 됐다. 이대로 추가 점수 없이 이닝을 끝내면 오히려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체코전 선제 결승 만루포를 때려냈던 문보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날 좌완 기쿠치가 선발인 것을 감안해 류 감독은 체코전에서 5번을 쳤던 좌타자 문보경을 6번으로 내렸고, 6번 위트컴을 5번으로 올렸다. 문보경과 같은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우타자 노시환 대신 타격감이 좋은 문보경을 믿고 기용한 게 적중했다. 문보경은 기쿠치의 3구째 87.3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밀어쳤고, 이 타구는 좌중간을 향했다. 중견수 스즈키 세이야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뒤로 빠졌고, 문보경의 타구가 뜨자마자 스타트를 끊은 존스와 이정후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3-0. 체코전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문보경이 1회 자신의 타점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제 고영표가 1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아주면 완벽한 기선 제압이었지만, 스즈키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본의 리드오프 오타니 쇼헤이에게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한 고영표는 2번 겐다 소스케는 2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스즈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던진 체인지업이 한가운데 몰렸고, 스즈키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제대로 밀어친 타구는 도쿄돔 우측 담장을 넘겼다. 1회 수비에서 문보경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에 실패했던 걸 홈런포 한 방으로 만회한 스즈키다.
흔들릴 법했지만, 고영표는 이후 요시다 마사타카와 오카모토 카즈마를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