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포기했습니다”…100g 2637원 찍자 고기 대신 ‘콩나물’ 담았다

삼겹살 100g 2637원, 전년 대비 13.5% 상승…채소·과일도 줄인상
ASF·고환율 ‘더블 악재’ 겹치며 수입 소고기 가격까지 동반 상승
정부양곡 방출 카드에도 팍팍한 장바구니 물가 당분간 이어질 듯

“아이들이 고기 노래를 부르는데, 채소랑 과일값까지 다 오르니 도무지 엄두가 안 나네요.”

 

7일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 주부 이모(42) 씨가 삼겹살 팩을 들었다 놨다 반복한다. 라벨에 찍힌 숫자는 100g당 2637원. 평소보다 훌쩍 뛴 가격에 한참을 망설이던 이 씨는 결국 고기 대신 두부 한 모와 할인가가 붙은 콩나물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최근 삼겹살·한우 등 축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이상 오르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3월 1주차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돼지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100g당 2637원으로 1년 전보다 13.5% 올랐다.

 

◆삼겹살·한우부터 닭고기까지 ‘줄인상’

 

이 씨의 한숨처럼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팍팍해졌다. 삼겹살을 비롯한 축산물부터 채소, 과일까지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목심은 2442원(14.5%↑), 앞다리는 1548원(11.8%↑)으로 서민들의 육류 소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우 가격도 심상치 않다. 1+ 등급 기준 안심은 100g당 1만5247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10.8% 올랐고, 국거리용 양지 역시 6772원으로 14.3% 상승했다.

 

1년 새 달라진 밥상 물가 지도.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닭고기(육계)는 1kg당 6263원으로 1년 전보다 11.1% 올랐으며 달걀 특란 한 판(30개)은 6852원으로 5.9%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농가들의 입식 감소 영향이 크다. 국가데이터처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33만4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과거 가격 하락기에 농가들이 사육 규모를 줄인 여파가 현재의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염병·고환율 덮친 식탁

 

축산물 가격 상승의 또 다른 배경에는 가축 전염병도 있다. 올해 초 이어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따른 이동 제한과 방역 조치가 일부 공급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달걀과 닭고기 역시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살처분이 확대되며 공급량이 줄었다.

 

여기에 고환율이라는 변수까지 겹쳤다. 국내 소고기 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입산 가격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 소비자가격은 이달 기준 100g당 4089원으로 1년 전보다 63.7% 급등했다.

 

결국 이번 식탁 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가축 전염병에 따른 공급 감소와 강달러 기조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료 가격 상승과 유통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소비자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채소·과일까지 번진 장바구니 인플레이션

 

먹거리 물가 상승은 고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식인 쌀(20kg) 소비자 가격은 3월 1주차 기준 6만3000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약 15%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을 15만톤 이내에서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환율 상승과 공급 감소 영향으로 바나나와 망고 등 수입 과일 가격도 크게 오르며 먹거리 물가 전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채소와 과일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시금치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060원으로 1년 전보다 11% 올랐다. 사과(후지 상품 10개)는 2만8108원으로 2.7% 상승했고, 환율 영향을 받은 수입 과일 바나나와 망고는 각각 16.5%, 43% 급등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월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다만 축산물과 일부 식품군은 두 자릿수 상승을 보이며 체감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