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지갑 사정에 식당 문턱을 넘지 못한 발걸음은 자연스레 인근 편의점으로 향한다. 이제 편의점 도시락 취식대는 ‘제2의 구내식당’처럼 자리 잡았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5일까지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CU는 12.4%, 세븐일레븐은 11% 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외식물가 상승이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 외식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한 그릇 평균 가격은 9923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9462원)보다 4.9% 오른 수치다. 서민 음식으로 불리던 칼국수도 만원권 한 장으로는 잔돈이 많지 않은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3000~5000원대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간편식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GS25는 5000원대 중반 실속형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CU는 ‘PBICK 더 키친’과 ‘득템’ 시리즈를 리뉴얼하며 간편식 라인업을 강화했고, 샐러드 매출도 13.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2000원대 김밥부터 5000원대 도시락까지 가격대를 세분화해 선택 폭을 넓혔다.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편의점 간편식 수요도 당분간 증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중량과 토핑을 강화한 제품 전략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도시락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로 인식되는 변화는 고물가 시대 직장인 점심 풍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