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에서 범행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진실이 드러난 사건이 공개됐다.
지난 6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강진경찰서 수사과 형사팀 이승남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사건은 범행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형사들이 쳐둔 수사망에 범인이 걸려들며 진실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사건은 “언니와 3일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여동생의 신고로 시작됐다.
언니는 40대 주부로 남편과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무도 없던 집 안은 깨끗했지만 생선이 썩은 듯한 비린내가 났다고 했다. 확인 결과 최근 경비업체 직원들이 출동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자녀가 집 문을 열지 못해 당황했고, 세대주인 남편에게 연락하자 “사무실에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시점은 언니와 연락이 끊긴 시기와 일치했다.
아파트 CCTV를 확인한 형사들은 수상한 정황을 발견했다. 아내가 귀가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장면은 포착됐지만 이후 집에서 나오는 모습은 찍혀 있지 않았다. 또한 경비업체가 출동했을 당시 집 안에는 남편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남편은 크고 작은 쓰레기봉투 5개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바짝 붙어 탑승했고 이를 차량 트렁크에 싣는 모습이 확인됐다. 여동생은 신고 전 형부가 “언니가 가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20살 나이 차가 있었고, 남편은 아내가 외출하고 오면 옷을 벗긴 뒤 냄새를 맡을 정도로 집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남편을 출국 금지시키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루미놀 검사 결과 현관과 욕실 곳곳에서 반응이 나타났고, 욕실과 화장실 사이 중문에서는 혈흔이 발견됐다. 대리석 바닥이 패인 흔적도 확인됐지만 남편은 아내가 평소 욕조에서 생선을 손질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형사들은 남편에게 위협과 폭행을 당한 기록이 적힌 아내의 수첩도 발견했다. 남편은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형사들의 눈을 피해 출국을 시도하다 공항에서 검거됐다.
그가 범행을 부인하자 수사팀은 살인을 입증할 정황증거를 모았다. 주민들은 사건 당일 비릿한 냄새가 났고 계속 물 틀어놓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그날 밤 집에서 5톤의 물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2차 압수수색을 통해 욕조를 통째로 뜯어낸 결과 배관망에서 살점으로 추정되는 것과 손가락 뼈 일부가 발견됐다. 또한 남편이 사건 직전 공구상가에서 정육점에서 쓰는 골육용 칼과 그라인더를 구매한 걸 찾아냈다. 감식 결과 발견된 뼈에서 아내의 DNA가 검출됐다.
그럼에도 남편은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수사 결과 사건 전날 남편은 아내로부터 이혼 청구 소장을 전달받았고 이를 계기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판단됐다. 그는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