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0여명이 숨진 'Z세대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 열린 네팔 총선에서 중도 국민독립당(RSP)이 압승하면서 차기 총리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RSP의 총리 후보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렌 전 시장은 동부 자파-5 지역구에서 6만8천300여표를 얻어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1만8천700여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발렌 전 시장은 전날 저녁 자신의 승리가 확정되자 특유의 검은 선글라스 차림으로 차를 타고 지역구 거리를 돌면서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에 2022년 카트만두 시장직에 출마, 청년층의 인기를 동력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발렌은 카트만두시를 맡아 고질적인 문제였던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교통 관리 개선, 의료 서비스 보장 등 도시 인프라와 서민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만 공공 토지 무단 점거 문제를 풀기 위해 경찰력을 동원, 노점상을 강제 철거했다가 인권단체6 등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발렌은 작년 9월 올리 전 총리가 이끄는 좌파 연립정부 등의 부패에 항의하는 'Z세대' 젊은이들의 대대적인 시위 와중에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시위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후 작년 12월 TV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반부패 운동을 벌여 인기를 얻은 라비 라미차네(49)가 2022년 발족한 신생 정당 RSP에 합류했다.
네팔 정치 평론가 푸란잔 아차랴는 "발렌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소셜미디어의 짧은 메시지를 통해 젊은이들과 꾸준히 소통한다는 점"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발렌은 지난 1월 카트만두 시장직을 내놓고 총선에 출마하면서도 자신의 근거지인 카트만두가 아니라 올리 전 총리가 4선을 지낸 '텃밭'인 자파-5 지역구를 선택하는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그는 AFP와 총선 전 선거운동 기간 가진 인터뷰에서 쉬운 길을 고르지 않고 주요 인물과 경쟁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발렌은 자신과 RSP가 공유하는 이념은 빈곤층을 위한 무상교육·의료 등 "사회적 정의를 갖춘 자유주의적 경제체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Z세대의 최우선 요구는 좋은 통치다. 이 나라는 부패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음악은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라면서 "내가 총리로 당선되더라도 음악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발렌에 대해 아차랴는 "총리가 되고 나면 총리 일이 '식은 죽 먹기'는 아닐 것"이라면서 부패를 개혁하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주변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아차랴는 "팀과 전문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현행 국가 기구 하에서는 그는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고, 흰개미에게 공격당한 나무처럼 망가진 채 끝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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