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가장 높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와 ‘통합’을 키워드로 집권 초 국정 장악력을 다져가고 있다. 부동산 불법 행위·주가 조작·마약범죄 등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을 ‘7대 비정상’으로 꼽으며 날을 세우는 한편 “대통령의 제일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상대 진영의 의견까지 충분히 듣겠다는 의지도 내비치는 모습이다. 임기 초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긍정적인 여론이 지속해서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지지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선 이 대통령은 “외부에서 몰려오는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려면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요소를 정상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비정상의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마약범죄·공직부패·보이스피싱·부동산 불법 행위·고액 악성 세금체납·주가 조작·중대재해 등을 7대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다가 걸리면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적인 손실을 본다는 인식, 또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제도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사회 전반의 제도를 공정하고 투명하며 합리적으로 개선해 ‘규칙을 어기면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비정상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여론이 우호적인 사안들에 대한 빠른 정책 집행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한 긍정 평가는 65%로, 지난해 7월 첫째 주 기록했던 최고치와 동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접촉률은 44.7%, 응답률은 11.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李 “집권세력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해서는 안 돼”
이 대통령은 정책 속도전과 더불어 통합의 메시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엑스(X)에 올린 ‘책임과 권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권한을 가진다는 것은 동일한 양의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한쪽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며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높은 지지율을 토대로 특정 진영의 이익만을 대변하기보단 반대 진영의 의견까지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국정 기반을 더 넓혀나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정을 함께 이끌어가는 정부·여당을 향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은 또 다르다”며 “마음 가는 대로, 감정 나는 대로, 내 이익대로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으나 권한만큼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공인은 공정한 제3자의 시각과 냉철한 이성으로, 국가와 국민 최대 다수에게 최대의 행복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편익에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며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동일하다는 사실을, 위대한 국민 지성의 무서움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