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걸릴라”… 몸 사리는 봄 축제

선거 60일 전부터 행사 금지
지자체들 줄줄이 연기·취소
일부는 가을 축제로 변경도
지역상인 “경기 힘든데” 한숨

6?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직선거법 위반을 우려해 잇따라 봄 축제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매년 5월에 개최하던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거리 퍼레이드 축제인 ‘파워풀 대구페스티벌’을 내부 검토 끝에 올해는 취소했다. 축제 시기가 지방선거 기간과 맞물리는 데다 투입 예산에 비해 축제 개최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시는 올해 축제 예산 18억원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등으로 오해받기보다 행사를 취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도 같은 이유로 봄 축제를 연기했다. 매년 봄마다 북구 고성동에서 열린 ‘벚꽃한마음축제’는 지방선거를 고려해 열지 않는 것으로 지난달 결론이 났다. 서구가 주관하는 ‘달성토성마을골목축제’도 같은 이유로 올해 4월에서 10월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 축제는 지난해에도 4월5일 계획했지만 제21대 대통령 선거(2025년 6월3일)를 앞두고 선거 이후인 같은 해 11월1일로 연기된 바 있다. 달서구가 주관하는 ‘선사문화체험’도 축제 일정을 기존 4월에서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10월로 연기했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군영축제인 ‘화도진 축제’는 예년보다 5개월가량 늦은 10월 개최를 검토 중이다. 지방선거와 7월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동구와 중구 내륙이 통합하는 ‘제물포구’ 출범 일정이 겹치면서 시기와 운영 방식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부산 금정구도 5월 말 개최할 예정이던 ‘금정산성 축제’를 10월로 연기했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 60일 전부터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법은 예외 조항을 두고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취소하지 않고 진행할 수도 있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벚꽃 축제 같은 경우는 특정 시기가 아니면 개최할 수 없는 탓에 축제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실제 경북 지역의 경우 예정됐던 봄 축제를 대부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경시는 5월1~10일 문경찻사발축제를, 영주시는 5월2~5일 한국선비문화축제를 열 예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도내 지역의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축제 개최로 상권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역 문화예술계와 상인들은 적지 않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4~5월 행사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에 선거법 저촉 여부를 일일이 물어야 하는 등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파워풀 대구페스티벌은 시민이 40년 넘게 지켜온 유산이나 다름없다”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축제를 개최하기 어려운 이유가 선거라면 축제 시기나 내용을 조정하면 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