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제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석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담석증은 담즙 속 콜레스테롤 등 성분이 결정처럼 굳어 돌이 되면서 담낭에 쌓이는 질환이다.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오래 머무를 때 발생하기 쉬운데,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체중이 빠르게 줄면 간에서 담즙으로 배출되는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반면, 식사량이 줄어 담낭의 수축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담즙이 담낭에 정체되고 농축되면서 담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극단적인 저열량 식단이나 단식에 가까운 다이어트는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최근 널리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주사제는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음식 섭취량을 줄이도록 돕는다. 그러나 체중 감소 속도가 빠른 경우 담낭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자마 인터널 메디슨’에 발표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담낭 질환 위험’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한 경우 담낭·담도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담낭·담도 질환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약 2.3배 높게 나타났다.
실제 최근 급격한 체중 감량 시도가 늘면서 담석증 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수는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24년 27만7988명으로 10년 만에 103% 증가했다. 담석증 치료를 위해 시행되는 담낭절제술 역시 같은 기간 5만7553명에서 9만1172명으로 58% 늘었다. 특히 2024년 담낭절제술 환자의 52%가 30~50대로,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수술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격한 다이어트 중 상복부 불쾌감이나 통증이 반복되면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석 여부를 확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담석증을 방치하면 담낭염이 악화되거나, 담석이 이동하면서 담관염·췌장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만 치료 과정에서도 단기간의 과도한 체중 감량이나 초저열량 식이를 피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점진적인 감량 계획을 세우는 것이 담석증 예방과 담낭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