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이 보관하던 가상자산 유출사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올해 상반기 중 민간 가상자산 위탁업체 선정에 나선다. 하지만 가상자산 위탁업체 선정이 지난해 이미 세 차례 유찰된 탓에 올해도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은 안전을 위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참여하길 바라지만 예산이 적고 보관 의무가 까다로워 시장 반응이 차가운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6일, 21일, 12월2일 세 차례 이뤄진 가상자산 위탁보관 서비스 사업 입찰이 이뤄졌지만 모두 유찰됐다. 일부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위탁업체 선정에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큰 만큼 현금화가 용이한 거래소가 위탁업체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경찰청이 2024년 10월 연구용역을 통해 작성한 ‘가상자산 압수수색 및 표준관리모델 설계 연구’는 “커스터디(위탁보관) 서비스와 거래소를 함께 운영하는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한다면 (가상자산) 매각절차에 더욱 특화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어 압수된 가상자산에 대한 몰수 집행까지 일련의 형사 절차 전반에 대한 위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대형 거래소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하다.
위탁이 이뤄지는 가상자산 규모와 예산에 비해 보관 및 관리 과정에서 요구되는 절차와 보상 방안 등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수익을 위해 뛰어들 거래소는 많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공신력 있는 수탁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유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국내 가상자산 수탁 업무는 사업자 대부분이 할 수 있는 회색지대 측면이 있다”며 “현재 추가 가상자산 입법 논의가 되고 있는데 수탁 사업의 기준과 자산을 제3기관에 다시 위탁해야 하는 등 제도적인 불확실성도 크다”고 전했다.
경찰은 올해 다시 가상자산 위탁업체 선정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예산을 늘리고 조건을 다시 살펴보는 등 과정을 거쳐 4월 이후에야 공고가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