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전쟁이 10일째 접어든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고,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하면서 공급 차질을 빚은 결과다.
9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전 8시 5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8.70% 오른 배럴당 107.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11.24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도 오르고 있다.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 선물 가격은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16.79% 오른 배럴당 108.25달러에 거래 중이다. 장중 고점은 111.0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022년 6월 말~7월 초 이후 처음이다. WTI 선물 가격은 지난주 역사상 최대 주간 상승폭인 약 36% 오르며 배럴당 90.90달러에 장을 마감했었다.
이번 급등세는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주말 사이 감산을 결정하며 가속화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저장 시설이 가득 차자 일부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유전을 완전히 폐쇄하고 있다.
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석유 수출국 5위 쿠웨이트가 지난 7일 감산을 선언했다. 카이로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미 감산에 돌입했으며, 석유 외에도 세계 3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중 하나인 카타르도 이번 주 생산량을 줄였다.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란은 이날 새 최고지도자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다. 대표적인 반미 보수 강경파로,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차남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매우 작은 대가”라며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바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