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위기감에 “분열 아닌 통합”… 국힘 ‘노선 전쟁’ 일단 봉합

의총 열고 공식적 ‘절윤’ 선언

장동혁 대표 포함 의원 70명 참석
“TK 자민련 추락” “뺄셈 정치 잘못”
의총서 중진 의원들 쓴소리 이어져
비상계엄 15개월 만에 尹과 단절

오세훈·김태흠 공천 보이콧 결정적
한동훈 제명 관련 문제는 포함 안돼
吳 “선거 치를 최소한의 발판 마련”
공관위는 추가 공천 가능성 시사

6·3 지방선거를 86일 앞둔 9일 국민의힘이 끝장토론 끝에 공식적으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재작년 12·3 비상계엄 후부터 계속됐던 보수 진영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섰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년3개월 만이자 그가 탄핵된 지 11개월 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미등록이 봉합 수순의 결정적 계기였다. 최종 결의문에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문제는 포함되지 않으면서 친한(친한동훈)계와 당권파의 갈등 불씨는 남았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긴급의원총회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 문제와 한 전 대표 제명 문제 등 당내 갈등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의총에는 국민의힘 의원 7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집안싸움 휴전을 제안하고 있다. 뉴스1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권영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이렇게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우리 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로고가 붙은 운동복을 입고 밖에 나가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그동안 말씀하지 않던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당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총에서는 특히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중진 의원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고 한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전국 정당이라는 국민의힘이 영남 자민련도 안 되는 TK 자민련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당내 비판을 내부 총질이 아닌 당을 살리기 위한 절규로 받아들이고,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모이게 하는 당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보수 가치의 핵심은 헌법 질서를 지키는 것인데 (계엄은) 이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분명한 절윤 메시지를 내는 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저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결의문은 오 시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유력 현역 주자들이 ‘공천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두자 절윤 등 당 노선 변화를 결론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3시간 넘는 토론 끝에 채택됐다. 오 시장의 미등록 사태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내부 분열을 멈추기 위해 ‘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철회하고 친한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감사하고 다행”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발표한 ‘윤어게인 반대’ 결의에 대해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조경태 의원은 “자꾸 뺄셈의 정치를 하는 건 잘못됐다”며 “지금까지 제명되거나 징계받은 사람들을 당 대표가 다 끌어안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결의문에는 한 전 대표 제명 문제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이 있어 최종적으로 합의된 내용만 결의안에 담았다”며 “최고위 의결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당대표가 숙고해야 할 변수도 있어 해당 사안은 이번 의총 결의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심 깊은 張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미간을 짚고 고심에 빠져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등록 신청 마지막 날인 8일 “당 노선 정상화”를 요구하며 후보 신청을 하지 않았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현역 의원들도 모두 불출마를 택했다. 이재문 기자

오 시장은 의원총회 결과를 전해 들은 뒤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시의원들과 만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입장에선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후 공천 신청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당이 앞으로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 알 수가 없다”며 “당과 의논해 가면서, 오늘 결의문이 어떻게 실천돼 가는지 지켜보며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앞서 공천 추가 접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천 접수의 문을 조금 더 열고 더 좋은 분들을 기다릴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 지역을 심사해 가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초단체든 광역단체든 논의를 거쳐서 추가 접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10일 서울·대구 등을 시작으로 13일까지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 면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