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남정훈 기자]드디어 ‘307억원의 사나이’ 노시환(한화)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도 분쿄구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마지막 일정인 호주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도영(KIA 타이거즈·3루수)∼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좌익수)∼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중견수)∼안현민(kt wiz·우익수)∼문보경(LG 트윈스·지명타자)∼노시환(한화 이글스·1루수)∼김주원(NC 다이노스·유격수)∼박동원(LG·포수)∼신민재(LG·2루수) 순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체코, 일본, 대만전에 선발 출장했던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대신 노시환과 신민재가 선발 라인업에 가세한 게 눈에 띈다. 위트컴은 5일 체코전만 해도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일본전과 대만전에선 무안타에 그쳐 타격감이 떨어진 상태다. 김혜성은 일본전에서 4회 터뜨린 동점 투런이 이번 WBC 유일한 안타다. 류 감독은 “김혜성이 지난 8일 대만전 연장 10회 2루 도루 과정에서 왼손 손가락을 베이스에 부딪혀 불편감을 느껴 라인업에서 뺐다”라고 설명했다.
1승2패의 한국은 호주전 승리는 물론 정규이닝 기준 2실점 이하 5점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만 조2위로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류 감독은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경기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2실점 이하라는 조건을 위해 규정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투수 4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전원 준비한다”면서 “최소 실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투수들을 먼저 내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이날 도쿄돔에 오기 전에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그는 “분명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 보면 저희에게 기회이기도 하다”라면서 “선수들에게 ‘너무 경우의 수에 얽매여 쫓기고 급한 마음으로 하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고 말해줬다. 우리에겐 3시간이라는 기회가 있다. 그 안에서 자기 역할을 각자 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17년 만의 WBC 본선 1라운드 통과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왔던 시간을 잠시 돌아본 류 감독은 “준비한 과정을 되새겨보니 지금 상황이 억울하고 분하다. 끝까지 하겠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