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살인’ 김소영 “신상공개 말아달라” 부탁…유족 “이제라도 환영”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신상공개
검찰 심의위 열어 결정…김소영은 거부
‘뒷북’ 논란도…유족 “진상 더 드러나야”

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20)의 신상이 공개됐다. 김씨가 신상 공개를 거부했으나 검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해 공익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미 김씨의 신상이 확산된 상황에서 뒤늦게 신상이 공개돼 기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20)의 머그샷. 오른쪽은 김씨가 지난달 9일 밤 세번째 피해자 남성과 함께 수유동의 한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제공·MBC 보도화면 캡처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전날 오후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피의자 김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을 공개했다. 김씨의 신상정보는 다음 달 8일까지 서울북부지검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경찰 단계에서 비공개됐다가 검찰이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한 강력범은 김씨가 일곱 번째다.

 

현행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범행 수단의 잔인성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해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정하도록 규정한다. 각 지방경찰청과 지방검찰청은 변호사와 교수 등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는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둘 수 있다. 심의위원 과반이 찬성하면 범죄자의 신상이 대중에 공개된다.

 

앞서 경찰 수사 단계에서 유족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을 뿐 아니라 추가 범행 정황이 계속 드러났음에도 경찰이 신상을 공개하지 않자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미 김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포함한 각종 신상이 유포되면서 개인정보가 알려져 실효성이 떨어지는 뒷북 공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9일 김씨가 경찰에 검거된 뒤 검찰에 신상이 공개되기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서울북부지검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9일 홈페이지에 김씨의 얼굴, 성명, 나이 등 신상을 공개했다. 서울북부지검 제공

 

경찰은 당초 이번 사건이 범행 수단의 잔혹성 요건 등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살인의 고의성을 계속 부인하고 있는 점 또한 고려했다.

 

유족 측의 강력한 반발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씨가 심의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신상 공개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유족 측은 “뒤늦게나마 신상 공개를 환영한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진상이 많기 때문에 신상 공개가 끝이어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피의자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상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니다 남성들에게 건넨 건 사실”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살인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 지난달 19일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김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최근 진행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에서 김씨는 40점 만점 중 25점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경찰은 기존 피해자 외에 추가 피해자로 의심되는 인물 2명을 추가로 확인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