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 여부·교섭 방식 등 판단 인력 충원·조사 전문성 강화 지적 “신뢰 제고 위해 제도적 독립 필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와 교섭 방식 등을 판단하게 될 중앙노동위원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력 증원을 비롯해 조사관 역량 강화, 독립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정부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교섭단위 분리’ 제도다. 개정 노조법은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원청과 하청노조가 자율적으로 교섭 구조 조율에 실패할 경우 노동위가 사실상 교통정리를 하게 되는 셈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 공동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용자성 인정 여부나 교섭 방식 등을 둘러싼 분쟁도 노동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지방노동위를 거쳐 중앙노동위 결정마저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초기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노동위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된다.
전문가들은 추가 인력 충원과 함께 조사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행정부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웬만한 분쟁들이 노동위를 통해 해결되는 구조로 가면서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력 50명 증원 외에도 노동위 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 인력 확충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정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위의 신뢰를 위해 행정부로부터 어떻게 제도적으로 독립시킬지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방노동위와의 원활한 역할 분담, 관계 조율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시행 초기에는 지노위와 중노위 간 해석 차이를 둘러싼 긴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나 특수고용직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문제는 새로운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사안인 만큼 상당히 민감한 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노위 관계자는 “역량 강화를 위해 조사관, 공익위원 등 교육을 오늘부터 권역별로 진행한다”며 “앞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판례나 판단을 축적하고 정리해 지방노동위 등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