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전 세계는 기대감과 불신이 교차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지만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이미 이겼지만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면서 추가적인 전쟁 지속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심지어 기자회견 이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안에서 석유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추가 타격을 경고하기까지 했다.
전쟁이 ‘종료 수순’이라면서도 추가 타격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된 발언에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갈팡질팡(Zigzag) 발언’이라면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이후 전쟁이 4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일정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후 “그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등으로 말을 뒤집는 등 일관되지 않은 발언을 지속해서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직면한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단기전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체제 교체라는 기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미사일 발사능력이 90% 이상 제거 등 전쟁 성과를 강조하며 “모든 목표가 달성됐다”고 발언한 부분을 주목하며 “군사적 목표가 추가 달성되면 이를 명분으로 전쟁을 끝낼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이 전쟁 종료를 선언하더라도 실제 전쟁이 끝나지 않을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란이 지속적인 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고 성명을 낸 것도 이 일환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미국의 출구전략은 사실상 틀어막히게 된다.
이미 이란은 국제경제 불안을 우려한 국제사회가 미국을 압박하도록 하겠다는 자신들의 구상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 외교정책 고문인 카말 하라지는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경제적 압박이 커져 다른 국가들이 개입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보장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는 한 외교의 여지는 없다”면서 “전쟁이 계속될수록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부족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경제적 압박이 커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다른 국가들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은 군사적 수단이 아닌 잔혹한 인내력 대결로 전쟁을 끌어가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견디는 쪽이 승리할 수 있다고 내기를 하는 중”이라고 평했다.
이스라엘도 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 영상 연설을 통해 “훨씬 더 많은 목표물을 확보하고 있으며 더 많은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는 등 전쟁 지속 의지를 밝히고 있다. 미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 마이클 싱 소장은 “미국은 장기 분쟁에 대한 의지가 그다지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이란 성직자 정권이 영구적으로 약화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