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확전 우려로 ‘검은 월요일’을 보냈던 국내 증시가 10일 급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면서다. 전날 가파른 폭락에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던 코스피엔 하루 만에 매수세가 몰리며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켜지는 등 극심한 널뛰기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0.72포인트(5.35%) 오른 5532.59에 거래를 마쳤다. 271.34포인트(5.17%) 오른 5523.21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5400 초반까지 떨어진 뒤 다시 회복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980억원, 851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던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1조8370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8.30%), SK하이닉스(12.20%)를 비롯해 현대차(3.55%), LG에너지솔루션(2.0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약진했다. 코스닥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40포인트(3.21%) 오른 1137.6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에는 올해 들어 매도 사이드카 5회, 매수 사이드카 3회 등 총 8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특히 중동사태 이후엔 매도 사이드카 3회(3월3·4·9일), 매수 사이드카 2회(3월5·10일)에 서킷브레이커 2회(3월4·9일)가 발동되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대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린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수요까지 맞물리며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도 증시 변동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증시 반등으로 한국형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 대비 7.25% 떨어진 66.61을 기록했다. 지수는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하락률(698.37포인트·12.06%)을 보인 지난 4일 80.37까지 오른 뒤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 전날 다시 14.51% 치솟은 바 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중동사태의 포화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찾았다고 보기엔 이르다. 증권가에선 전쟁 관련 변수와 유가 등락에 따라 향후 증시 변동성이 더 극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장은 오늘 폭등하더라도 내일 조정 받고, 다음날 또 급등할 수 있는 역대급 변동성 장세”라며 “시장 대응이 정말 어렵고 전쟁과 폭락의 후유증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주도주(반도체, 방산, 증권 등)를 들고 가며 수익률 회복 기회를 잡아가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