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 방공 무기 반출을 확인하면서도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은 주한미군 전력 약화 우려에 따른 안보 불안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자 군 안팎에선 주한미군 방공전력이 중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도 주한미군 패트리엇(PAC-3) 2개 포대가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과 관련해 중동에 순환 배치됐다가 같은 해 10월 복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미 공군 C-5 수송기 2대와 C-17 수송기 11대가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이륙했다. 미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기지에서 알래스카주 앨커리지를 경유에서 날아온 이들 수송기는 대부분 미 본토를 거쳐 유럽으로 날아갔고, 중동 지역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로 이동했다. 이란이 탄도·순항미사일과 샤헤드 자폭드론으로 중동 지역 주요 시설을 계속 공격하는 상황에서 요격미사일이 많이 쓰였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주한미군 방공전력이 보유한 패트리엇·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예비탄을 중동으로 보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대북 억제력 우려도 나온다. 주한미군 패트리엇은 한국군의 패트리엇과 천궁 지대공미사일 체계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주한미군이 1개 포대만 운용하는 사드를 대신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는 내년부터 배치된다. 북한 미사일을 탐지·식별·요격할 수 있는 한국군의 복합·다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과 방공망 효율화를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주한미군의 감시·정찰·식별 능력은 기존과 차이가 없는 만큼 요격미사일 재고 증가와 네트워크 체계 개선 등의 작업을 서둘러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한국군의 독자적인 역량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군사 방위비 지출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높다”며 “우리의 연간 국방비 지출 수준이 공식적으로 보면 북한 1년 국민총생산의 1.4배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객관적으로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군사력 수준도 전 세계에서 5위로 평가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군사 방위력 수준은 높다”며 “북한 핵이라고 하는 특별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재래식 전투 역량, 군사 역량으로 따지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동시에 최근 중동 상황과 같은 국제 질서의 급변으로 주한미군의 지원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대응 능력 구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혹여라도 있을 외부적 지원이 없을 경우에 어떻게 할 거냐를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그럴 경우에도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소위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