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대가 1억 수수”… 녹취 공개 72일만에 강선우·김경 구속 송치

강선우 前보좌관은 검찰 불구속 송치
공천은 ‘공무’ 아닌 ‘당무’…뇌물죄 적용 안해
김경 쪼개기 후원·구청장 공천 로비 의혹은 계속 수사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검찰에 넘겨졌다. 무소속 김병기 의원과 강 의원 간 ‘공천헌금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되며 의혹이 제기된 지 72일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형법상 배임증재(김경)와 배임수재(강선우) 혐의가 적용됐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도 강 의원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금품을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왼쪽)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전 시의원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유희태 기자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당시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쇼핑백에 1억원을 담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김 전 시의원은 이후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돼 당선됐다.

 

당초 경찰은 이들에게 혐의가 더 무거운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정당의 공천 업무는 공무가 아닌 당무라는 판단에 적용하지 않았다.

 

이 의혹은 지난해 12월 29일, 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무소속 김병기 의원과 공천헌금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의혹을 전면 부인하던 강 의원은 이후 쇼핑백을 받은 것은 맞지만, 금품이 들어있는지 몰랐으며 돈을 확인한 즉시 반환했다고 항변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강 의원이 이 돈을 전세자금으로 쓰는 등 허위 진술을 한다고 보고 그를 구속했으며, 1억원을 추징보전 신청했다.

 

김 전 시의원은 녹취가 공개된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귀국해 ‘자수서’를 제출하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구속을 피하진 못했다.

 

사건관계인들의 진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이들 간 대질신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대질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1억원 공천헌금 사건 이후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타인 명의로 1억3000여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강 의원의 보좌진과 김 전 시의원이 쪼개기 후원 방식을 논의하거나, 이 문제를 강 의원과 상의했는지 확인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시의원은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다른 민주당 중진 인사들에게 공천 로비를 시도한 정황 역시 불거졌다. 경찰은 이 의혹 역시 추가로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