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15년을 맞은 11일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의 스기노시타 위령비 앞. 지진 발생 당시 이곳 고지대로 대피했지만 밀려드는 쓰나미(지진해일)에 다른 약 60명과 함께 모친과 아내를 떠나보낸 농부 사토 노부유키(75)씨는 헌화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당시 같은 현 나토리시 유리아게에 거주했던 오오카와 유카리씨는 지진으로 숨진 중학생 아들 묘소 앞에서 직접 싸온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아들이 좋아하던 치즈, 고기, 계란말이가 듬뿍 들어 있었다. 그는 NHK방송에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어 줘서 언제나 고마워’라고 했던 게 생각나 지금도 기일마다 도시락을 싸고 있다”며 “지금도 제 안에서는 14살 모습 그대로”라고 했다.
일본에서 전후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사망자는 이달 1일 기준 1만5901명. 피난 도중 발병 또는 건강 악화 등으로 숨진 사례를 뜻하는 재해 관련사도 지난해 말 기준 3810명에 달한다.
피해가 컸던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3개 현의 연안 지역 42개 시정촌(기초지방단체)에서는 현역 세대(15∼64세) 인구 감소율이 17%에 달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전국 평균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인구도 10%가량 줄면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42곳 중 현역 세대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나토리시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사고 원전 폐로나 제염토의 처분 등 뒷수습은 갈피조차 잡을 수 없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을 2051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원자로에 쌓인 핵연료 잔해 추정치 약 880t 중 지금까지 반출에 성공한 것은 겨우 0.9g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원전 지역을 빈터로 만들려면 100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전 사고 후 주변 주택이나 농지 등을 대상으로 오염 제거 작업을 하면서 벗겨낸 흙을 뜻하는 제염토 1427만㎥도 2045년 3월까지 후쿠시마현 외부에서 최종 처분해야 하지만, 여전히 현 내 중간저장시설에 쌓여 있다.
이날 후쿠시마에서 열린 추모·복구 기념식에 참석해 지진 발생 시각인 2시46분에 맞춰 함께 묵념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사랑하는 가족·친척·친구를 잃은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다”며 귀환 희망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제염 및 기반시설 정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재해 대응 사령탑이 될 방재청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설치하기 위한 준비를 가속화해 재해에 강한 국가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