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단체 대표는 서울 종로경찰서 로비에서 지난달 4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0시까지 줄을 섰다. 7일 국제여성의 날을 맞아 30일 전에 집회를 신고하기 위해서였다. 종로 일대는 보수단체들 집회 열기로 장소를 선점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는 동료들과 교대하며 18시간을 경찰서 로비에 대기했지만 앞서 줄을 선 보수단체가 다른 단체 집회를 대리 신고하면서 장소를 바꿔 집회를 열 수밖에 없었다. 일부 보수단체는 경찰서 로비에 상주하며 집회신고를 하고 있다.
이같이 집회신고를 위해 경찰서에서 밤을 새우는 광경이 차차 사라질 전망이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8월 말부터 온라인 집회신고 접수를 위한 집회신고 홈페이지가 시범운영된다. 현행법상 야외 집회를 하려면 행사 시작 30일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서를 방문해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과거에는 직접 경찰서를 방문해 신청해야 했지만 8월부터는 온라인을 통한 접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온라인 집회신청은 명의도용과 허위신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서명을 통해 신원 인증을 거친 뒤 이뤄지게 된다. 기존처럼 신청 위임 등도 허용하고 방문접수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온라인 집회신고 도입 배경으로 국민 여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대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터넷 신고를 선호한다는 답변이 62.3%로 방문접수 선호(38.5%) 대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에서는 등기우편으로 제출된 집회신고서 수리를 경찰이 거부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불법 프로그램 사용, 서버 다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