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하정우·차인표·유준상 ‘제2의 직업’

그림·소설·음악…창작 영역 넓히는 배우들
하정우 미술 전시·차인표 소설 집필·유준상 음악 작업
취미에서 시작된 관심사, 또 다른 직업으로 이어져

취미로 시작한 관심사가 또 다른 직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연예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연기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그림과 소설, 음악 등 창작 작업을 이어가는 배우들도 있다. 하정우와 차인표, 유준상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왼쪽부터) 하정우, 차인표, 유준상. 뉴스1 자료사진

 

◆ ‘버틸 수단’이 된 그림…하정우의 미술 작업

 

하정우는 미술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전시를 열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하정우는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2011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그림 그리는 일은 취미라기보다 제가 버틸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찍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스트레스가 있고 삶에서 부딪히는 고충이 있다”며 “그림은 저를 정화해 주고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에 나서면서 한곳에 집중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도 말했다.

배우 하정우 개인전이 열렸던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전시장 전경. 사진=학고재갤러리

 

이후 그의 미술 작업은 계속됐다. 하정우는 2013년 미국 뉴욕 전시를 비롯해 국내 여러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24년에는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를 열고 신작 35점을 선보였다. 그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저를 위로해 주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정우는 영화 촬영 중에도 그림 작업을 했다고 했다. 그는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호텔 방 벽에 캔버스 천을 걸어 놓고 그림을 그렸다”며 “영화 ‘비공식 작전’을 촬영할 때는 모로코에 컨테이너로 재료를 보내 촬영장 옆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수시로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전업 작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안 좋은 이야기가 거의 98% 정도였다”면서도 “그래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해 왔다”고 밝혔다.

 

◆ 위안부 역사에서 시작된 글쓰기…차인표의 소설 작업

 

차인표 역시 연기 활동과 별개로 소설을 써온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을 시작으로 ‘오늘예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인어 사냥’ 등을 펴내며 소설가로서 활동을 해 왔다.

 

차인표는 소설을 쓰게 된 계기도 직접 설명했다. 그는 2025년 한 인터뷰에서 “대본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다 보니 창작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199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훈 할머니의 귀국 장면을 TV 뉴스로 본 일을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 왔으며, ‘잘가요 언덕’은 2021년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됐다.

배우 차인표가 자신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차인표는 2022년 인터뷰에서 소설가로서의 삶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누구나 제2의 인생을 꿈꾸지 않나. 저한테는 제2의 직업, 제2의 인생이 소설가로서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2024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한국학과 교재로 사용되고 대학 도서관에도 비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차인표는 당시 “10여년 전 쓴 작품이 재발견돼 기쁘다”며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새로운 창작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앨범부터 OST까지…유준상의 음악 작업

 

유준상은 연기 외에 음악 활동도 병행해 왔다. 그는 2013년 첫 앨범 ‘주네스(JUNES)’를 발표한 뒤 음반과 공연 활동을 이어갔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나 공연은 작품 속의 인물이 되는 것이지만 음악은 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며 “생활을 하면서 다른 작업 사이에도 틈틈이 오랜 시간 노래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함께 ‘J n Joy 20’을 결성해 활동을 펼쳤다. 2017년 인터뷰에서 “음악을 놀이로, 취미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유준상. 연기 활동과 함께 앨범 발표와 공연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KBS2 제공

 

최근에는 음악 작업의 폭도 넓어졌다. 그는 2025년 채널A 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으로 OST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가창, 작곡, 녹음까지 직접 하면서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미술 작업도 공개했다. 2012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아트아시아 2012’에 직접 그린 작품 20여 점을 전시했고, 출품작 가운데 한 점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설치미술 형태로 선보였다.

 

이들 배우는 연기 활동을 넘어 관심 분야에서 창작 작업을 이어가며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