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브리핑] 재판소원 ‘쓰나미’ 밀려오는데…‘매뉴얼’ 없어 우왕좌왕 外

개정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재판소원(확정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가 12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가면서 최근 30일 이내에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의 재판소원 청구가 물 밀듯 밀려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재판취소 사건의 ‘피청구인’이 될 법원 내부는 재판소원을 두고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법원의 어느 주체가 재판취소 사건을 수행하게 될지, 재판이 취소된 뒤 다시 재판을 담당할 법원 심급 및 재판부는 어디인지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기 때문이다. 실형이 확정된 피고인의 재판소원 중 형 집행을 놓고 혼선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일명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채해병)이 밝히지 못한 의혹들을 규명할 2차 종합특검팀(특검 권창영)이 ‘1호 인지 사건’으로 전직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을 내란 혐의로 입건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권 특검이 임명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첫 사건 브리핑을 한 데다, 아직 수사인력 구성도 마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수사 속도가 더디거나 마땅한 사건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피청구인’ 법원…누가 심판 회부될지는 미정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내부에선 재판소원 사건의 피청구인 격인 법원에서 누가 심판 회부 대상이 될 것인지 정해진 게 없다는 부분을 우려스러운 지점으로 꼽고 있다. 

 

지성수 헌재 사무차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 대상 재판의) 피청구인은 법원이 되지만, 재판장과 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중 누가 심판회부 대상이 될 것인지는 법원이 정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또 법원 측의 의견 진술이 필요할 때는 사건 유형에 따라 해당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 또는 법원행정처 등 관련 법원 기관에 의견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 안에선 “판사가 법정이 아닌 외부기관인 헌재에 의견서를 내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렇게 판결을 했다’고 진술을 하는 게 재판 독립 원칙에 비춰 봤을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판이 취소된 이후 구속 등 형 집행 절차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헌재에서 취소한 재판을 법원에서 다시 진행 중인 상태에서 구속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지나면 풀어줘야 할 수도 있다”며 “형사소송법에 관련 규정도 없어서 참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해진 규칙이 없다 보니) 결국 대부분 재판사항이라 재판부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고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도 안내 책자 정도만 만들어 배포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김지미 특검보가 11일 경기 과천시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수사 개시 보름만에 첫 브리핑 연 종합특검… ‘1호 입건’은?

 

2차 종합특검의 김지미 특검보는 11일 브리핑에서 “당시 합참 관계자들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해 출국금지 조치했고, 조만간 관련자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참의장을 비롯해 정진팔 전 차장, 강동길 전 군사지원본부장, 이승오 전 작전본부장 등 주요 인사 다수를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합참 전직 관계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후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계엄사령부를 함께 구성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의장은 군형법상 부하범죄 부진정 혐의도 받는다. 군형법 93조는 부하가 다수 공동해 죄를 범함을 알고도 그 진정을 위해 필요한 방법을 다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특검보는 특검 인력 구성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검사 5명을 비롯한 공무원 112명을 파견받았고, 특별수사관도 17명 채용했다”며 “나머지 인력들에 대해서는 파견을 요청하고 추가 채용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종합특검팀이 준비기간 20일을 지낸 뒤 지난달 25일 사무실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했지만, 이후 보름 동안에도 인력 구성과 사건 기록 검토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현판식 전부터, 또는 직후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3대 특검팀과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