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협력 본연의 가치 실천… ‘더 나은 미래’ 함께하겠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70년]
기사입력 2026-03-16 18:42:04 기사수정 2026-03-16 18:42:04
초종교·초교파 운동 선구자 가정연합(통일교)의 미래비전
종교가 지닌 사회통합의 중요 자산 서로 다른 신념 공존… 민주사회 바탕 1960년대부터 종단 대화·협력 넓혀 시대의 갈등 푸는 화해의 주체 될 것
종교는 오랜 세월 인간의 삶과 공동체의 윤리와 가치 형성에 깊이 관여해 왔다. 개인의 신앙을 넘어 사회의 정신적 토대를 이루어 온 종교는 오늘날에도 교육과 복지, 평화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갈등과 분쟁, 환경 위기, 공동체 해체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현대 사회에서 종교가 지닌 연대와 협력의 자산은 사회 통합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런 점에서 종교의 자유는 단지 개인의 권리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사회의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서울 우이동 크리스천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신흥종교연구모임에서 문선명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효원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협회장, 안병무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 강원룡 목사.
한국 사회의 종교 화합운동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전개되어 왔다. 1919년 3·1운동은 천도교, 기독교, 불교가 민족 독립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연대한 역사적 사례였으며, 1965년에는 불교·유교·원불교·천도교·가톨릭·개신교 등 6개 종단이 참여한 ‘한국종교연구협회’가 창립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와 궤를 같이하며 1966년 출범한 초교파기독교협회는 한국 기독교 내의 장벽을 넘어 믿음의 형제자매가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하며 교파 분열의 극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창립 당시 27개 교파, 180여 명의 교역자가 참여하여 연합부흥회와 간담회를 통해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는 실천적 활동을 펼쳤다. 이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같은 기구들 또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공동 문제 해결을 모색해 왔다.
창립 72주년을 맞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도 다양한 사회공헌 가운데 종교 간 화합을 가장 독보적인 분야로 꼽을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종교의 본질을 희생과 봉사로 규정하며, 특정 종파의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 차원에서 연대하는 보편적 종교 모델을 지향했다. 이러한 철학적 바탕 위에 가정연합은 1960년대부터 초교파 운동을 본격화하며 기독교를 비롯한 각 종단 간 대화와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그 첫 결실 중 하나가 초교파기독교협회와의 교류였다. 1968년 서울 우이동 크리스천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신흥종교연구모임은 한국 종교 화합운동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당시 강원룡 목사의 주선으로 개신교 목사 40명과 문선명 총재를 포함한 통일교 인사 10명, 안병무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 등 학계와 언론 관계자들이 모여 이틀 동안 통일교의 ‘원리강론’을 듣고 질의응답을 나누었다. 감리교와 장로교 등 주요 교단 지도자들이 공개 대화에 나선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다. 이 모임은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나, 결과적으로 배척의 논리를 대화와 상호 이해의 가능성으로 치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듬해 서남동 연세대 교수가 원리강론의 조직성과 독창성을 언급하며 한국적 신학의 가능성을 평가한 것 역시, 종교 간 실질적인 대화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통일교의 종교 화합운동은 기독교 내부를 넘어 더 넓은 종교적 외연으로 확장되었다. 1970년 천도교의 뒤를 이어 한국종교인협회(구 한국종교연구협회)에 가입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초교파 운동의 기틀을 닦은 이재석 목사는 1988년 이 단체의 제13대 회장을 맡아 명칭을 한국종교협의회(종협)로 변경하고, 4차례에 걸쳐 16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며 종협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종교사에 세 가지 핵심적인 이정표를 남겼다. 첫째, 1960~70년대의 폐쇄적인 종교 지형 속에서 범종단 협의체를 제도화하여 지속 가능한 대화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둘째, 1980~90년대에는 서울대 윤이흠 교수 등 석학들과 함께 수많은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종교 화합운동의 논리적·학술적 토대를 정립했다. 셋째, 2010년대 이후에는 종교지도자 친선 축구대회, 해외 재난 피해 복구 봉사, 종교평화헌장 선포 등을 통해 종교 간 연대를 생활 밀착형 문화 운동으로 진화시켰다. 이러한 행보는 종교가 사회 통합과 인류 평화를 위한 능동적 주체임을 증명해 온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21세기 들어 더욱 다각화되었다. 종협은 3·1운동 70주년 기념 종교학 학술대회, 한일 종교인회의, 종교 갈등 극복 심포지엄, 남북 종교인회의, 종교평화문화축제, 종교평화헌장 제정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종단 간 대화와 협력의 기반을 넓혔다. 종협을 기반으로 1989년 한국종교여성협의회가 창립됐으며, 2019년에는 서울에서 대한민국성직자협의회(KCLC)가 출범했다. KCLC는 미국기독교성직자협의회(ACLC)와 연대하는 초종교·초교파 협력기구로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의 토대를 다지는 한편,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이 평화세계 실현의 필수적 전제임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종교 화합운동은 종교가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회복하고 갈등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실천이다. 종교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을 더 나은 삶과 평화로 이끄는 데 있다. 따라서 서로를 배제하기보다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 종교 본연의 가치에 부합한다. 지난 72년간 가정연합이 사회공헌을 통해 보여준 화합의 신념은 한국 종교사의 중요한 자산이며, 종교가 시대의 갈등을 해결하는 화해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