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공무원이 아니다 [이지영의 K컬처 여행]

돌아오는 3월21일 광화문에서 개최될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아리랑’을 앞두고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던 BTS 팬덤 아미들이 며칠 전 갑자기 분노로 들끓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있었던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때문이다. BTS의 컴백 공연 넷플릭스 생중계를 두고 임 의원이 “유감”을 표명하며, 그것도 모자라 “앞으로 연예기획사들은 대형 K콘텐츠 공연 중계 시 문체부 또는 대중문화교류위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국회 문체위 간사가 공식 석상에서 내놓은 발언이라기엔 대중문화계 현황 파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화적 자생력을 억죄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우선 사실부터 따져보자. 임 의원은 국내 OTT 활용이 대안인 양 주장했으나 현재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는 라이선스 문제로 서비스 지역이 한국이나 일부 국가에 국한되어 있는 반면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송출이 가능하다. 국내 OTT의 구조적 한계를 방치한 채 마치 그 한계를 BTS의 책임으로 돌리는 식의 발언이야말로 진짜 “유감”이다.

 

KBS조차 2023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독점 공개했고 공연 전체는 국내에서 다시보기조차 할 수 없었지만, 당시 임 의원의 유감 표명은 들리지 않았다. 비판의 타이밍이 일관된 원칙이 아닌 정치적 시의성에 따라 달라진다면, 이는 문화 정책의 언어가 아니라 ‘쇼’의 언어이다.

 

BTS를 공공재처럼 다루는 시각도 문제이다. BTS는 국가 예산으로 키운 공기업이 아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자력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한 민간 아티스트다. 민간 기획사가 공연 중계 플랫폼을 선택할 때마다 정부 기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이것은 창작의 자유와 기업 경영의 자유를 동시에 침해하는 초법적이고 반민주적인 발상이다. 문화 강국 대한민국은 ‘통제’에서 나오지 않는다. K콘텐츠의 동력은 국가의 기획이 아니라 통제받지 않은 자생적 창의성이다. 군부독재 시절도 아닌 시대에, 대중예술에 검열을 도입하는 것은 문화를 죽이고 퇴행하자는 의미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국내 OTT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실질적인 제도적 기반을 닦는 것이지, 이미 세계 무대에 선 예술가의 선택에 허가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기획하지 않아도 세계의 관심과 자본을 불러들이는 힘을 가진 예술가에게 국가가 빚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간섭이 아니라 경외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