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프라이(버지니아 울프, 박병화 옮김, 글항아리, 2만6000원)=소설가 버지니아 울프가 쓴 미술평론가 로저 프라이에 대한 평전이다. 로저 프라이는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재편한 비평가로 평가된다. ‘후기 인상주의’ 개념을 정식화했으며 세잔, 마티스, 고갱, 반 고흐 등 거장들을 발굴해낸 비평계 거장이었다. 자신의 재능에 열등감을 느낀 화가였으며, 모두가 함께 일하기를 기피한 지독한 외골수이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 일을 병행해야 했던 노동자이기도 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와 예술가, 철학자의 모임인 블룸즈버리 그룹에서 오래도록 교유해온 로저 프라이와의 우정을 바탕으로, 위대한 비평가인 로저 프라이의 복잡다단한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미세 트라우마(베레나 쾨니히, 이은미, 21세기북스, 1만9900원)=트라우마라고 하면 보통 자연재해나 교통사고, 범죄 피해 등 거대한 사건을 떠올리지만, 독일의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관계의 피로와 설명되지 않는 불안의 원인을 ‘작고 미묘하게 쌓여온 상처’에서 찾고 있다. 반복되는 무시와 양보 등 작은 스트레스 요인들, 이른바 ‘미세 외상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쌓이고, 이것이 극심하게 누적돼 이를 다룰 능력의 한계치를 넘어서면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트라우마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며, 우리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자 마음을 닫고 상처를 숨긴다”고 말한다.
승자의 저주(리처드 탈러·알렉스 이마스, 임경은 옮김, 리더스북, 2만5000원)=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가 1992년 출간한 책의 전면 개정판이다. 행동경제학자인 알렉스 이마스와 함께 작업한 이번 개정판에선 행동경제학의 시초격인 초판 ‘승자의 저주’ 속 생각들이 30여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입증되고 받아들여져 왔는지를 최신 사례와 함께 수록했다. 가령 2명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주고 1명이 나머지 1명에게 어떻게 나눌지를 제안하게 한 ‘최후통첩 게임’을 통해 인간이 항상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말한 탈러의 주장은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다른 연구자들의 후속 연구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비오리카 마리안, 신견식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원)=10여개 언어가 가능한 저자가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에 대해 쓴 책이다. 어떤 사람이 모국어로 말할 때와 외국어로 말할 때 목소리와 톤이 달라지고, 성격까지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지 ‘기분 탓’이 아니다. 다중언어 사용자의 경우 언어가 달라지면 감정 반응이나 기억, 판단력까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참가자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말을 두 언어로 하자 모국어로 들었을 때 피부 전기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저자는 다중언어를 구사하면 창의적이 되고 도덕적인 판단력을 높이며,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역설한다.
바로크의 로마(정진국, 다큐멘토, 2만8000원)=미술평론가이자 사진가인 저자가 고대 유적의 도시로 인식되는 로마를 17세기 바로크 예술의 역동성이 살아 있는 곳으로 재해석하고 그 현장을 기록했다. 미술관, 박물관, 성당 등 로마 예술의 현장을 7개 테마로 나눠 탐사한다. 저자는 베르니니, 카라바조, 보로미니 등 바로크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이 가톨릭 성당과 예술을 결합해 고대 유적에 어떻게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는지 추적한다.
나이 들어 보여서 미치겠어요(정진호, 해냄, 1만9000원)=거울을 보다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속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피부노화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들보다 빨리 늙는 기분이 든다면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긴 힘들 것이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명예교수는 이 책에서 피부노화가 단순히 세월의 흐름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 온 잘못된 습관에 의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노화에 의한 피부 처짐, 칙칙함 등은 생활 속 노력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는 것. 피부건강 관리에 힘쓰는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피부노화 관리법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