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등 16개국 대상, 7월 새 관세 부과 과잉생산 전자·자동차·철강 등 지목 민관 총력대응·EU 등 국제공조 필요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가 현실화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1일 한국 등 16개국을 상대로 추가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절차인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후 10%의 글로벌 관세를 물렸는데 유효시한(150일)인 7월 말 이전 이를 대체하는 새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가 관세폭탄이나 수입제한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조사를 거쳐 보복관세를 가할 수 있는데 세율 상한이 없다. USTR은 한국을 향해 “대규모 또는 지속적 (대미) 무역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생산의 증거가 존재한다”면서 그 분야로 전자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선박 등을 지목했다. 하나같이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이다. 이뿐 아니다. 디지털서비스 세금, 의약품 가격, 쌀 등 농수산물 시장접근까지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미국은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를 비관세 장벽이라고 몰아세우고 쿠팡 문제도 자국 기업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정부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관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국익 방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우선 통상·외교채널을 총동원해 한국이 대미투자 1위국이고 미국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왔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반발 가능성이 큰 만큼 국제사회와 연대·공조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분야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 규제가 보편적 규범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하되 주권·안보·국익을 해치는 과도한 요구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쿠팡 등 개별 기업 이슈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국회가 어제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킨 건 그나마 다행이다. 트럼프는 입법 지연을 빌미로 25% 관세를 위협했는데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제 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이다. 정부는 투자공사와 기금 설립 등 후속 조치를 서둘러 미국에 3500억달러 투자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일본은 벌써 360억달러 1차 투자를 확정하고 1000억달러 2차 투자 보따리까지 푼다고 한다. 이러다 일본에 밀려 알짜 사업을 놓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부는 원전과 조선처럼 유망프로젝트 선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