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요동치는 국내 기름값 안정화를 위해 약 30년 만에 도입되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13일 시행된다. 이번부터 적용되는 1차 최고가격은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정부는 12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란 정부가 석유제품의 판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해 그 이상으로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급휘발유를 제외한 휘발유와 경유, 등유에 적용되며 필요에 따라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해상 운송비가 추가로 드는 도서 등 특수 지역은 물류 여건을 고려해 5% 이내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가격 산정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뒀다.
최고가격은 미국·이란 전쟁 발생 전 평시에 형성된 ‘기준가격’에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의 변동 비율을 곱한 뒤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각종 세금을 더한 값으로 정해진다. 해당 가격은 국제 유가 반영 시차를 고려해 2주 단위로 재설정하게 된다. 기준가격은 주유소 판매가격이 지역과 주유소별로 크게 차이 나는 점을 고려해 정유사 공급 가격으로 책정된다. 이번에 정해진 최고가격은 지난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가 대비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이 저렴하다. 이는 오는 26일까지 2주간 적용되고, 27일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하여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최고가격제 시행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편성을 주문하며 “유류세나 화물차, 대중교통, 농업인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 준비 상황을 꼼꼼히 물은 후 ‘전국 주유소의 주유 가격에 바가지요금이 있지 않게 잘 단속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