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이고 가격 상승폭 줄고… 입주율 하락에 시장 냉각 조짐

서울 아파트 매물 7만6638건
두 달 전 5만6375건서 35.9%↑

강남3구 중심 거래량은 급감
초고가 아파트 하락 가팔라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김윤덕 “투기성 소유는 손해”

서울 아파트 매물이 쏟아지고 거래는 급감하면서 시장 조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가파르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전국 아파트 입주율도 62%로 떨어지는 등 시장 냉각 조짐까지 감지된다.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세제도 개편하기로 한 만큼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기준 7만6638건으로 2개월 전(5만6375건)보다 35.9% 증가했다. 다주택자 등이 5월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매물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지역 아파트 모습. 뉴시스

반면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0월 8973건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 5333건, 2월 4722건에 그쳤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은 늘었지만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폭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둘째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해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나타났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 입지 중심으로는 상승 거래가 이어지며 지역별 혼조세가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 평균 가격이 낮아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전용 84㎡ 평균 평당가는 8432만원으로 전년 동월(9635만원) 대비 1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강남3구 외 지역도 4632만원에서 4143만원으로 10.6% 떨어졌다. 특히 강남3구에서는 고가 거래가 줄고 강남3구 외 지역에서는 저가 거래 비중이 늘며 거래 금액대가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전국 아파트 입주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2.0%로 전월(67.4%)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은 69.4%에서 65.8%로, 지방은 65.3%에서 59.0%로 각각 떨어지면서 주택 시장 전반의 체감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5월9일 전까지 매물 증가와 거래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당분간 관망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부동산 법무학)는 통화에서 “정부가 계속해서 다주택자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 어느 정도 매물 출회가 유도되겠지만 결국 집값은 우상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인상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시장 변수로 꼽힌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세제·금융·주택 공급 등을 망라한 종합 부동산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세 개편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손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보유세 부담이 올라가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정부 정책의 모든 지향과 방향이 함축돼 있다”고 답했다. 그는 “살지도 않으면서 주택을 소유할 일이 없다”며 “생활하고 사는 집 외에 투기성·투자성의 주택 소유가 경제적으로 더 손해라는 일관된 정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