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대국은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 아닌 오히려 인간이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한 순간이었습니다.”
2016년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던 이세돌(43·전 프로바둑기사 9단)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는 12일 대전 서구 지식재산처 청사에서 가진 ‘알파고 대국 10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생각’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AI 시대에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 시대가 불러올 격차의 심화를 짚었다. 그는 “AI가 판을 보여주면 고수는 전략을 짜지만 하수는 해설만 보고, 같은 수를 보더라도 고수는 원리를 익히고 하수는 정답만 외운다”고 했다. 이어 “AI는 정답을 보여줬지만 정답의 의미까지 이해한 것은 아니다. 결국 기술이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이해와 활용의 격차가 줄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류의 사고방식과 학습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며 “단순히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질문을 만들고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인간 중심의 산업은 더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처럼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핵심이 되는 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AI 시대엔 대규모 인프라 산업과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혁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이중 구조의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재처는 이날 이 교수를 초대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지식재산처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AI 시대 기관의 정체성과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보다 친근하고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지재처는 앞으로 홍보대사인 이 교수와 함께 지식재산(IP) 제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활동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용선 지재처장은 “바둑에서 한 수가 판세를 바꾸듯, 하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며 “AI 시대에도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결국 인간이며 그 아이디어가 지식재산으로 보호되고 활용될 때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