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 의제 논의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 등을 대상으로 예고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장관이 15∼16일 프랑스 파리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다고 밝혔다. 재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상호 존중 덕분에 미·중 간 무역·경제논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우리 팀은 미국의 농부와 근로자, 기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과를 계속 도출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 회동에서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는 이달 31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리 회동에서 두 사람은 양국 정상이 만나 논의할 ‘무역전쟁 휴전 연장’ 방안 등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미·중이 서로에게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대치할 때 돌파구를 찾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는 미국이 새로운 관세 도입을 위해 한국과 중국 등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착수한 무역법 301조 조사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는 것은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과잉 생산과 강제노동을 조사의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이번 조사의 최대 타깃이 중국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선트 장관 등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꾸준히 거론해 왔으며, 미국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을 비롯한 무슬림 소수민족을 탄압하며 강제노동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한 과거 미국 정부에 비해 다른 나라 인권 문제에 덜 관여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은 중국에 대한 협상력 제고 목표가 내포돼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역대 미국에서 301조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 것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8년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상황 등을 문제 삼아 무역법 301조 조사를 벌여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도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토대로 중국산 전기차에 100%, 태양전지 등에 50% 관세를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