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물가 잡기 총력 나선 정부, 추경에도 속도 내나

중동사태 장기화 조짐에 재정 역할론 부상
李 “위기일수록 재정의 신속한 투입 필요”
“차등 지원하면 재정 집행 효율적”
野 “선거 앞두고 현금 살포가 경제에 도움 되나”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처리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추경 준비에 착수했다. 추경의 규모가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중동사태로 유가 상승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등은 전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23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가에 대해선 최고가격상한제 시행과 함께 매점매석에 대한 고시를 13일부터 두달간 시행한다. 정유사나 주유소가 휘발유 등의 반출을 줄이거나 판매를 기피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석유정제업자의 경우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월간 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또 석유판매업자가 폭리를 목적으로 석유류를 과다하게 구입하거나 보유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추경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위기일수록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 뒷걸음질 치지 않게 재정의 신속한 투입이 꼭 필요하다”면서 “추경 편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 편성을 결정하고 나면, 빠르게 한다고 하는 게 한두 달씩 걸리는 게 기존의 관행인 것 같다”며 “어렵더라도 밤을 새워서 (하라), 주말이 어딨나 지금”이라고도 말했다.

 

정부는 즉각 추경 준비에 착수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의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중동상황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기획처와 각 부처는 국민 부담을 하루라도 빨리 덜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추경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추경을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에 따른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추경의 대상은 전국민 대상보다는 취약계층을 위한 핀셋 지원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계층 타깃을 명확히 해서 차등 지원하면 재정 집행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지난 11일 “석유류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피해를 보는 계층을 타깃으로 해서 그분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전 국민에게 돈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화물차 또는 택배, 농어민 같은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하려고 한다”며 “경윳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가면서 화물차 운행을 못 하는 정도인데, 이런 애로를 해결하려는 민생추경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관건은 추경의 재원 마련이다. 정부는 올해 초과 세수가 전망되는 만큼 별도의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 부총리는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세 증가 등으로 재원이 늘었다”면서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직무대행 역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활용해 편성함으로써 국채·외환시장 등의 영향은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론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돈 풀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의 상황에서 활용하는 수단”이라며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데 추경을 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형적 선거를 앞둔 표심용 재정 정책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현금 살포를 하는 게 과연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건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