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2·29 여객기참사 신속 수사 지시 하루 뒤… 경찰, 국토부 압수수색

국토부 관계자 4명 피의자 적시
李 “1년 넘게 방치된 경위 철저히 조사”
‘참사 원흉’ 로컬라이저 둔덕, 공사비 절감 목적

179명의 희생자를 낸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단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고 발생 15개월 지났지만 최근 유해가 발견되는 등 조사가 미진한 것과 관련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와 ‘관계자 엄중 문책’을 언급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수단은 13일 오전 8시40분부터 국토교통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참사 원인과 관계 기관의 대응 적절성 등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특수단 관계자는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뉴스1

압수수색 영장에는 참사 당시 국토부 항행위성정책과 관계자 2명, 공항운영과 2명 등 피의자 4명이 적시됐다. 경찰은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45명을 입건하고 중대시민재해 적용 가능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1999년 12월 무안공항이 착공될 때부터 참사 원인이 된 요소가 있었는지 규명하기 위한 자료 등을 확보해 수사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총 64명을 입건했다. 특수단에 사건이 이첩되기 전 전남경찰청 수사본부가 45명, 특수단이 출범 이후 19명을 입건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강제 수사가 최근 이 대통령의 제주항공 참사 유해물 발견 관련 언급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여객기 잔해 재조사 현장에서 이날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24점이 발견됐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견된 유해 상당수가 항철위가 국조특위 현장 방문 직전 수거한 포대에서 나온 점을 들어 조사 당국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사고 초기에 유해 수습이 안 된 경위와 이후 1년 넘게 방치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라”며 “참사가 발생한 지 15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사고 조사 역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12·29 참사의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공사비 절감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감사원 발표가 나오면서 공항 관계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컬라이저는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활주로 중심선 위치를 알려주는 항행안전시설이다.

 

착륙한 항공기의 손상을 줄이고자 착륙대 이후에 설정한 구역인 종단안전구역의 끝에 로컬라이저가 자리 잡는데, 전파 송신을 원활하게 하려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위치가 다소 높아야 한다. 일례로 인천공항은 활주로가 평평한 가운데 그 끝부분부터 로컬라이저까지 최소 경사가 있을 뿐이어서 로컬라이저 위치를 높이기 위한 높은 둔덕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무안공항 등 일부 지방공항은 활주로와 종단안전구역에 당초 지형에 가까운 경사가 남아 있다. 토공사 물량을 줄여 공사비를 절감하려 한 것이다. 그 결과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게 로컬라이저를 위치시키려 기초 구조물을 만들어야 했고, 결과적으로 콘크리트 기초 및 둔덕을 조성하게 됐다.

 

지난 12일 무안국제공항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무안공항의 경우, 국토부가 2003년 6월 취약성 검토도 없이 콘크리트·둔덕을 설치하게 했는데, 2007년 한국공항공사(KAC)가 이에 대한 보완 요청을 했는데도 개선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을 포함해 김해·여수·사천·광주·포항·제주·김포공항 등 모두 8개 공항에서 로컬라이저 14개가 이처럼 규정과 달리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이나 기초구조물로 돌출되게 잘못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