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 상담실.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의 표정이 굳어졌다. 2주 이용료 안내표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일반적인 주거 계약을 떠올리게 하는 금액이 적혀 있었다. “아이를 낳기도 전에 생활비 구조가 흔들리는 느낌”이라는 말이 상담실 안에 낮게 흘렀다.
14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산후조리원 이용요금 현황에 따르면 전국 일반실 평균 이용료는 약 372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 안팎 상승한 흐름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상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출산 이후 회복과 신생아 돌봄을 동시에 제공하는 시설 특성상 이용 수요가 줄지 않는 가운데 비용 부담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편차는 더욱 뚜렷하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급 시설과 맞춤형 서비스를 앞세운 프리미엄 조리원이 늘면서 이용료 수준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고급 특실 이용료가 1500만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으며 일부 초고가 패키지는 2000만원을 훌쩍 넘는 사례도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실제 일부 최고가 사례의 경우 4000만~5000만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며 ‘산후조리 양극화’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가격 상승 배경에는 공급 구조 문제도 지목된다. 현재 전국 산후조리원의 대부분은 민간이 운영하고 있으며 공공 시설 비중은 약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조리원이 점차 늘고는 있지만 전체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산후 돌봄 비용이 주거·교육비에 이어 새로운 사회적 부담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순한 출산 장려금 확대만으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공공 돌봄 인프라 확충 등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후조리원은 이제 출산 이후 회복 과정에서 사실상 ‘표준 경로’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선택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오는 현실 속에서, 출산을 둘러싼 비용 문제는 점점 더 복합적인 이슈로 번지고 있다.